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정훈 교수와 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용림 교수 연구팀이 급성 신손상 환자들의 사망률에 대한 비만의 성별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환자에서 비만이 생존율을 높이는 '비만의 역설'이 확인되었으나 여성에서는 관련성이 없었다. 이 연구는 중증 환자 치료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전망이다.
국내 대규모 데이터 활용한 성별·비만도 연구
연구팀은 국내 8개 주요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3,805명의 급성 신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환자들은 지속적인 신대체요법을 받는 중증 상태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을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 등 네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의 90일 사망률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성별이 비만과 생존율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비만의 역설’… 남성 환자 생존율에 긍정적 영향
분석 결과 남성 환자 그룹에서 비만도가 높은 경우 생존율이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환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비만이 오히려 생존율을 높이는 ‘비만의 역설’ 현상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고령이거나 패혈증에 의한 급성 신손상을 동반한 남성 환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남성 환자에서 비만이 생존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비만이 체내 에너지와 영양소를 보존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성 환자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 없어
흥미롭게도, 여성 환자 그룹에서는 비만과 생존율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남성과 여성 간 생리적, 호르몬적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여성의 경우 비만이 신장 기능 저하 및 염증 반응에 미치는 영향이 남성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성별에 따른 맞춤형 치료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임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중증 급성 신손상 환자 생존율에 성별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낸 사례”라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체성분 지표와 예후 간의 관계를 심층 연구하여 급성 신손상 환자의 치료 성과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의료진이 환자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고려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