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원의 ESG 칼럼] 숨쉬기 두렵고, 숨도 막히는 ‘서울의 봄’

  • 등록 2025.02.18 17: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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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한해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 지나면 삼천리금수강산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은 바야흐로 새봄이 왔다고 여긴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나라 정치판은 요동을 쳤다. 덩달아 민심도 흉흉해졌다. 갑진년 한 해를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대부분 착잡했다. 을사년 새해를 맞는 나라의 기운은 벅차지 않고 을씨년스러웠다.

 

그런 겨울의 끝자락 무렵,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 여러 지역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하루도 아니고 여러 날이었다.

 

크기가 매주 작아서 코와 기관지를 통과해 바로 몸속으로 들어간다는 초미세먼지. 우리네 몸 구석구석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런 초미세먼지엔 몸에 좋지 않기로 악명 높은 화학물질들도 포함돼 있단다. 몸에 쌓이면 천식이나 만성 폐질환을 일으키고, 혈관을 타고 돌다 심근경색과 뇌경색도 일으킬 수 있다는데….

 

초미세먼지 공습경보에 사람들은 외출을 꺼렸다. 특히 노약자들의 외부 활동은 뜸해졌다.

 

국민은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 중국이라고 인식한다. 그 분별력이 틀린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 공습으로 가장 먼저 대기의 질이 악화하는 지역은 백령도 등 서해안이고, 기상청이 정확하게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는 걸 보면 그 발생의 주범은 중국이 틀림없다. 기상청은 최첨단 기상 장비를 동원해서 한반도 주변의 대기에서 일어나는 바람, 구름 등의 흐름을 밤낮으로 들여보고 있으니, 중국에서 서해를 거쳐 날아올 미세먼지와 황사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밖에.

 

분명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의 진짜 주범은 중국이다. 그런데 그간 정부 당국이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나서서 보여주었던 행적을 돌아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중국의 당국자들과 공동 연구를 했고, 사진을 함께 찍는 행사도 여러 번 열었지만, 성과물은 거의 없었고, 늘 낮은 자세로 임하며 나라의 곳간만 축냈다는 평가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지자체도 요란을 떤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각종 저감 대책을 내놓곤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악화된 대기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요란법석을 떤 세월이 어디 한두 해인가. ‘비상’이라며 ‘저감 대책’을 내놓은 게 아마도 거의 매년인 듯한데, 대기의 질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고 있다.

 

수십 년 세월 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실현한답시고 쏟아부은 나랏돈은 또 얼마나 될까. 근래에 퍼부은 국민의 혈세만 해도 아마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올해도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숨쉬기 두렵고, 숨도 막히는 새봄을 맞이했다. 이런 ‘서울의 봄’을 우리네 후손들도 평생 맞아야 할 텐데, 이 일을 어쩌면 좋으랴.

 

 

서주원

 

지이코노미 ESG 전문기자

前 KBS 방송작가

소설가

ESG생활연구소 상임고문

월간 ‘할랄코리아’ 발행인

독도문화연대 대표

이창호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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