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음석창 기자 | 국가무형유산 제60호 ‘장도장(粧刀匠)’의 보유자인 박종군 선생이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전라남도 광양에서 전통 장도 제작 과정을 직접 선보이는 공개 실연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장도장, 뽕나무 뿌리가 산호가 되도록’이라는 주제로, 장도 제작에 깃든 철학과 기술, 그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장인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행사는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의 후원 아래, 박종군 보유자가 직접 주관하며, 광양장도전수교육관(광양장도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이 공간은 박종군 장도장이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전통 장도의 명맥을 지켜오고 있는 산실로, 단순한 전시관을 넘어 전통 기술이 살아 숨 쉬는 교육의 장이다.
‘장도’는 단순한 무기가 아닌, 예술성과 상징성을 겸비한 전통 공예품이다. 고운 문양과 정교한 세공, 그리고 시대와 지역의 미감을 반영한 장도는 조선시대에는 관복에 갖추어 착용하거나 신분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식품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장도의 예술성과 가치를 현대에 계승하고자 하는 박종군 보유자의 노력은 전통 공예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귀한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공개 실연에서는 장도의 원재료 선정부터 금속 가공, 조립, 세공, 완성에 이르기까지 장도 제작 전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선보이며, 관람객들은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나는 전통의 정수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뽕나무 뿌리가 산호가 되도록’이라는 주제는, 무형유산의 뿌리 깊은 역사성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 있는 기술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종군 보유자는 “장도는 단순한 칼이 아니라, 선조들의 미감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예술품”이라며, “이번 실연을 통해 전통 기술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시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무형유산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전통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광양장도전수교육관은 일반 관람객은 물론, 전통 공예에 관심 있는 연구자와 청소년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며 전통 기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장도 제작뿐 아니라 관련 도구, 장도 속 장식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는 안내와 해설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통 공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무형문화유산이 지닌 깊은 미학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