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현대인들의 영원한 적이자 무덤까지 함께할 동반자이기도 하다. 매년 1월 1일이면 “올해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새해를 시작하지만, 작심삼일로 무너지는 게 바로 다이어트다. 그런데 혹시 무리한 다이어트로 귀가 먹먹하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리신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관 개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한 운동과 급격한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가 귀 건강에 적신호가 온 사례자가 있다. 33살의 미혼 여
성이 병원을 찾아 이명을 동반한 중도 난청으로 보청기를 처방받기 위해 상담을 요청했다. 이 여성은 결혼을앞두고 예비 신랑과 함께 해외 신혼여행을 계획하면서 단기간에 살을 빼기 위해 하루 한 끼 식사로 제한했다.
어떤 날은 온종일 굶기도 했고, 주말에는 관절에 무리가 갈 정도로 운동을 강행했다. 그 결과, 4개월 만에 15kg을 감량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후 그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 철분 등 영양소가 부족하여 생리불순과 탈모 증상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 여성을 더욱 힘들게 했던 건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가 귀에서 울려들리는 것이었다. 여기에 본인의 말소리가 마치 물속이나 항아리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먹먹하게 들렸다. 더불어 심한 귀울림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에 병원을 찾은 결과 이관개방증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이는 과도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된 사례다. 이관은 귀 고막 뒤에 ‘중이’와 외이도를 연결하는 통로이며,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한다. 이관은 귓속의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공기가 순환되어 열리면서 압력이 조절된다. 그러나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면, 이관을 둘러싼 지방과 근육의 양, 크기가 함께 줄어들면서 이관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귀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거나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다이어트 중이거나 성공하신 분 중 귀가 울리는 느낌이 있거나 유난히 내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면 이관 개방증을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귀가 먹먹한 증상을 자주 느낀 후부터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면 이관 주변의 지방세포 크기도 같이 감소한 것이 아닌지 고려해 봐야 한다. 이 증상들이 호전되지 않고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다이어트를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관 개방증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이명이나 난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관개방증의 가장 큰 특징은 귀에 메아리가 들리는 것처럼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크게 들리거나 갑자기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먹먹한 느낌이 계속되는 것이다. 돌발성 난청이나급성 저주파수 난청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
은데 이관개방증은 몸을 낮게 숙여서 말을 하거나 가만히 누워서 말을 하게 되면 이관이 스스로 닫히기 때문에 돌발성 난청으로 오인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중이 검사와 청력검사를 필수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운동이나 급격한 다이어트와 식이요법은 귀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력 저하로 몸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적절한 식단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