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감세정책이 채권금리를 자극하면서 한국의 국고채 리 상승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국채 금리와 탈동조화현상을 보이던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최근 미국채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양상이다. 앞서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고,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지난 5월 16일 밝혔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앞서 S&P는 2011년, 피치는 2023년 미국 등급을 하향했다. 무디스는 이미 2023년 11월 미국채 급등 시기에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등급 하향의 리스크가 있음을 알렸다. 이로서 국제신용평가 3사 모두 미국 신용등급을 AA+(Aa1)으로 평가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2023년 강등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정부부채였다. 무디스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첫째, 10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정부부채 및 이자 지급 비율이 증가해 동그룹 대비 높은 수준, 둘째, 관련해 이를 해결할 만한 조치에 대해 행정부와 의회의 합의 실패, 셋째, 향후 실질적인 개선 가능성 제한적으로 향후 10년간 정부 수입 대비 지출 증가율이 높을 것, 끝으로 이자부담과 재정적자 비율 등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강점을 강조했는데, 우선 기축통화국으로 통화정책 및 신용경제 등 기타국 대비 예외적인 강점을 보유, 둘째, 성장 잠재력, 생산력과 높은 소득 등 예외적인 경제를 꼽았다. 관세로 인한 성장 영향은 낮게 예상했으며 달러가 지배적인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금융시장은 근시일 내 유사한 경험이 있다. 2023년 8월 1일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이다. 강등 이유도 정부부채 확대(재무건전성 악화)로 같다. 강등 원인과 현 금리의 절대적 레벨,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존 시장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금리는 상승을 예상해 본다.
그러나 2023년처럼 극심한 베어 스팁(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하여 steepening해지는 상황) 장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극단적인 장기물 상승을 이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신용등급 강등만이 아니라, 그 전날 공개된 미국 재무부의 미국 국채 발행계획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와 신용등급 강등과 구체적인 이유는 유사하지만, 미국채 발행계획이 다르다. 첫째, 절대적인 규모가 적고, 둘째, 재무부는 발행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저성장 고착화와 함께 금리 상승 압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게 무엇보다 큰 부담이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미국 적자국채 확대 우려감에 일본의 확장재정 여파까지 더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고채 금리 역시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초장기채 금리까지 상승할 경우 엔캐리 청산 우려가 재발할 수도 있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재정건전성 이슈가 재부각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2025년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울고 웃으며 급락과 급등이 펼쳐졌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관세가 주식시장을 쥐고 흔드는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관세를 제외했을 때 미국 주식 주식시장은 두 가지 요인을 안고 있다.
우선 현재 미국 주식시장 PER는 IT버블 붕괴 이후 가장 높으며, 미국 주식시장시가총액/GDP 비율(버핏 인디케이터) 은 가장 높다. 다시 말해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상당하다. 그리고 미국 경기의 중심축인 고용시장의 선행지표는 이미 팬데믹 당시 저점에 육박한다. 미국 주식시장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낮은 펀더멘털’을 껴안고 있다. 관세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25년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불안해 보인다.
현실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흔들림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 수출 증가율 내림세와 함께 교역조건 증가율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끝으로 올해 하반기 숙고해야 할 문제가 있다. 외횐시장의 변화 여지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때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향후 미국채 장기물 매력이 커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진행되는 금융거래 과정에서 미국채 장기물 매수세 확대에 의한 달러 강세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