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민선 8기 4년 차에 접어들며 "시민행복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의 시정을 바탕으로 정책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향후 성과를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시장은 내무 관료 출신으로, 기초·광역단체장, 장관, 국회의원을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다. 국회의원 3선, 장관 2회, 인천시장 2회 등을 역임하며 정치권 내에서도 손꼽히는 경력을 갖췄다.
유 시장의 남은 임기는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선보였던 '천원주택' 등 출생정책의 실현 여부와 함께, 굵직한 현안 해결을 통해 정치력과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출생정책 성과 본격화…출산율 증가세 뚜렷
인천시는 '아이플러스(i+)'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인천형 출생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결혼부터 출산, 보육까지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정책이다.
지난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된 1호 1억드림, 2호 집드림, 3호 차비드림 정책은 시민들의 실질적 호응을 이끌었다.
천원주택으로도 불리는 2호 정책의 경우, 500세대 모집에 3681명이 몰려 7.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는 지난 2일 입주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 이행에 들어갔다.
출산율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6월 발표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천시 출생아 수는 55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7.7%)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천원주택 정책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부터 주거비 부담 완화 우수 사례로도 선정됐다. 시는 이어드림, 맺어드림, 길러드림 등 후속 정책을 연내 순차 발표하며 출생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방침이다.
▶GRDP 117조 돌파…2년 연속 실질성장률 전국 1위
경제 부문에서도 인천은 전국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인천시는 실질경제성장률 4.8%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전국 평균(1.4%)을 크게 상회하는 성과다.
같은 해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17조 원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로 올라섰다. 시는 올해를 '100조 경제시대 본격화'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교류 확대와 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유 시장은 이를 위해 9일부터 16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출장을 진행 중이다. 방미 기간 델타항공 본사를 찾아 인천~미국 주요 도시 간 직항노선 확대 방안을 협의하고, 조지아공대 부설연구소의 인천 유치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인천 농수산식품의 북미 시장 판로 확대를 위한 ‘토론토 상륙대전’ 행사에 직접 참석해 강화섬쌀, 홍삼, 잡곡류 등의 수출 지원에 나선다.
▶대형 과제는 정부 협력 '관건'…정치력 시험대
인천시는 민선 8기 전반기 동안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확정, 재외동포청 유치, 인천고등법원 설치 등 여러 과제를 성과로 이끌었다. 하지만 대규모 SOC사업과 국가단위 전략산업 유치 등은 정부 차원의 협력이 절실한 과제로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는 유 시장이 비교적 정치색이 옅은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만큼, 새 정부와의 유연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실행 전략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새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시정의 연속성과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삶 가까이에서 함께할 것"이라며 "일상의 불편을 줄이고 지역 활력을 높여 누구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