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충남도가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잡아 에너지를 생산하는 차세대 신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도는 8일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보령화력)에서 김태흠 지사, 김동일 보령시장,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 서규석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 김노마 LG화학 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린올(Green-ol) 신에너지 기술 실증’ 시연회를 개최했다.
그린올은 KIST가 개발한 차세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로, CO₂를 전기·물·미생물 등과 반응시켜 에탄올·메탄올·플라스틱 원료·지속가능 항공유(eSAF) 등으로 전환한다.
특히 전환 과정에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 없이 화학제품 생산이 가능해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충남도는 이번 실증에 사업비 20억 원을 전액 지원했으며, 보령화력은 부지와 이산화탄소를, KIST는 원천 기술을, LG화학은 대용량 실증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 1일부터 본격 가동된 보령 실증 플랫폼에서는 하루 300kg의 CO₂를 활용해 200kg의 일산화탄소를 생산 중이다. 이는 2023년 독일의 6kg 규모 실증 이후 세계 최대 규모다.
일산화탄소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항공유의 일종인 헥산올로 전환되며, 생산 규모는 향후 실증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번 실증은 충남도가 추진 중인 ‘CCU 메가프로젝트’의 선행 사업으로,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충남도는 보령화력과 서산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업장이 사업 부지로 선정돼 CCU 기반 산업화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린올 상용화 시 기대되는 효과는 ▲CO₂ 배출 저감 통한 탄소중립 실현 ▲메탄올 수입 대체 ▲친환경 신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석유화학산업 신성장 동력 확보 ▲eSAF 시장 선점 등이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현장을 둘러보고 “충남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절반이 위치한 만큼 탄소 배출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다”며 “그린올 실증은 충남의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국내 화학·에너지 산업 체질을 바꾸고 서해안권을 탄소중립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7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5%를 CCU가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며, 주요 선진국들도 CCU를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