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가격은 올리고 위생은 버렸다…본아이에프의 ‘국민 건강 기만’

  • 등록 2025.10.14 01: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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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안정’ 내세운 가격 인상, 소비자 신뢰는 추락
식품위생법 위반 101건…업계 최다 ‘불명예’
유해물질 검출·교육 미이수, 본사 관리 부실 드러나
오너 일가 독점 구조 속 책임 의식은 실종

“가맹점 안정 위해 가격을 올렸다”던 본아이에프가 정작 가장 기본적인 ‘위생 안정’은 외면했다.

소비자의 밥상 위 신뢰를 팔아 수익을 메우는 본사의 민낯이 드러났다.

 

한때 ‘건강한 한 끼’의 대명사로 불렸던 본죽. 그러나 식약처가 공개한 최근 5년간 위생법 위반 통계를 보면, 그 이름이 더 이상 ‘신뢰’의 상징일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본아이에프 계열의 ‘본죽’과 ‘본죽&비빔밥’은 식품위생법 위반 101건으로, 전체 249건 중 무려 40.6%를 차지했다. 2위 ‘두찜’(71건)이나 3위 ‘한솥’(61건)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말 그대로 ‘위생 적발 1위’의 불명예다.

 

본아이에프는 지난 9월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3.3% 인상하며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안정’은 소비자의 신뢰를 희생시킨 대가였다. 유해물질 검출 등 ‘기준·규격 위반’이 46건, 위생교육 미이수 36건에 달했다. 본사 차원의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국민 건강’을 내세운 브랜드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다. 소비자에게는 더 비싸진 메뉴를 내밀고, 가맹점엔 방치된 교육 체계를 남겼다.

 

더구나 본아이에프는 오너 일가가 지분의 97.6% 이상을 보유한 사실상 가족회사다. 그럼에도 공공의 신뢰 위에 세워진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책임 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 내부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위생관리조차 등한시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방기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 문제는 단순한 가맹점의 일탈이 아니라 본사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가격 인상 명분이 무너진 지금, 본아이에프의 브랜드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위반 건수에 있지 않다. 소비자가 본죽을 찾는 이유는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적발 결과는 그 믿음을 무참히 깼다. 죽 한 그릇의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신뢰가 무너졌다는 사실이 더 뼈아프다. 그럼에도 본아이에프는 공식 입장이나 재발 방지책조차 내놓지 않았다. 가맹점 책임으로 돌리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더욱 갉아먹고 있다.

 

기업의 위기는 매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소비자의 믿음이 흔들릴 때 비로소 위기가 찾아온다. ‘죽’이라는 상징적 이름처럼, 본아이에프의 이번 사태는 브랜드의 ‘생명선’을 끊을 수 있는 경고음이다.

 

이제 본사는 선택해야 한다. 가격을 지킬 것인가, 신뢰를 지킬 것인가.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한 한 끼’는 단순히 따뜻한 음식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진심과 책임이 담겨야 한다. 본아이에프가 지금처럼 ‘이익은 본사로, 책임은 가맹점으로’라는 구태를 반복한다면, 그 이름 앞의 ‘본(本)’, ‘근본’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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