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벼 깨씨무늬병 ‘농업재해’ 전국 첫 인정… 김영록 지사 “농민의 절실함 통했다”

  • 등록 2025.10.14 22: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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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 피해 확산 즉시 농식품부에 전국 최초 건의
- 과학적 조사와 신속 대응으로 중앙정부 설득 성과
- 김영록 지사 “정부의 빠른 결정, 농민들에게 큰 힘 될 것”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끝없이 이어진 폭염과 갑작스러운 폭우가 들녘을 휩쓸던 올여름, 전남의 논마다 어둡게 번져간 것은 예사로운 병해가 아니었다. 농민들의 얼굴에도 함께 번져간 ‘시름’이었다. 벼 잎과 이삭에 검은 점이 퍼지며 수확의 희망을 앗아간 ‘벼 깨씨무늬병’이 전남 전체를 뒤덮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즉시 대응에 나섰다.

 

전남도는 피해 상황을 면밀히 조사한 끝에, 도내 1만 3천ha에 달하는 벼가 피해를 입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전남 전체 벼 재배면적의 9.3%로, 전국 최대 피해 규모였다. 농민들은 “논이 통째로 병든 것 같다”며 절망했지만, 김 지사는 “이럴 때일수록 행정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피해를 통계로만 판단하지 않았다. 각 시·군과 협력해 직접 피해벼를 수확·계량하며 수확량 감소율을 분석했고, 기상자료와 병해 발생 추세를 결합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는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결정적 자료가 됐다.

 

지난 9월 25일,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벼 깨씨무늬병 농업재해 인정’을 공식 건의했다. 이어 10일에는 김영록 지사가 직접 세종청사를 방문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만나 피해농가의 고충을 전달했다.

 

김 지사는 “이번 병해는 일반적인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신호이며, 농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피해 벼 전량 매입과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 결과, 정부는 14일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전남도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올해 여름 이상고온과 집중호우로 인한 벼 깨씨무늬병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를 즉각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피해농가에는 농약대, 대파대 등 재난지원금이 지원되고, 수매 불가능한 벼도 전량 매입하는 등 실질적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번 결정은 정부의 신속한 판단과 전남도의 선제 대응이 함께 이룬 성과”라며 “농민들이 다시 논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행정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남도는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재난관리시스템(NDMS)이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도, 자체 접수 창구를 마련해 피해신고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군과 농협, 농업기술원 등 유관기관도 합동으로 정확한 피해조사를 실시 중이다.

 

전남도 조사 결과, 10월 1일 기준 피해면적은 1만 3천ha로 집계됐으며, 도내 벼 재해보험 가입면적 11만 6천ha 중 병해충 특약 가입률은 무려 99%에 달한다. 전남도는 피해 농가가 벼 수확 전 보험 신청을 완료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으며, 현장 중심 행정을 강화해 실질적 보상이 이뤄지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벼 깨씨무늬병 사태는 기후변화가 농업현장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위협하는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동시에, 전남도의 빠른 판단과 적극적인 중앙정부 설득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구제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마다 번졌던 병해의 흔적은 아직 남아 있지만, ‘농민의 절실함이 통했다’는 이번 결정은 전남 농업이 위기 속에서도 굳건히 설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영록 지사의 말처럼, “행정이 농민 곁에서 함께 뛰어야 진짜 농정”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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