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진상규명은 여전히 제자리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올린 글은 그 멈춘 시간을 다시 꺼내 들었다.
“아직도 그날의 충격과 슬픔이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백일흔아홉 명의 희생자를 향한 애도는 첫 문장부터 깊게 배어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유가족의 마음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의 흐름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년이 지났지만 진실의 문은 닫힌 채 멈춰 있다.
차가운 콘크리트 둔덕 너머에 갇혀 있는 ‘그날’, 여전히 불러내지 못한 원인, 규명되지 않은 경위,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김 지사는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고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이었다”고 단언하며, 그 무게가 유가족의 절망을 더욱 깊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유가족의 목소리도 함께 실렸다.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고, 정보공개 한 건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이 절규에 정부는 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실 규명은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도리이자,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안전망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초기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로컬라이저, 이른바 ‘둔덕 문제’ 역시 분리해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이미 수차례 지적된 사안인 만큼 더 늦출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사고 원인 규명과는 별개의 영역이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먼저 드러내야 한다는 요구다.
참사로 멈춰 선 하늘길, 그리고 온전히 모셔야 할 추모공간도 유가족의 의견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다시 열어야 할 재개항, 추모공간 조성 모두 유가족의 뜻에 따라 길을 찾겠다”는 문장은 행정의 기준점을 분명히 했다.
글의 마지막은 다시 희생자에게로 향했다.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이 밝혀지는 날, 유가족의 슬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는 날까지 함께하겠다.”
백일흔아홉 명의 이름을 또박또박 떠올리며 김영록 지사는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영혼이 편히 안식하는 그날까지 곁을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