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곡성군이 올해 봄을 향한 ‘장미 시계’를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 제16회 곡성세계장미축제를 향한 준비가 기획 단계를 지나 실행 국면으로 접어들며, 현장 중심의 세부 작업까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무대는 이미 마련됐고, 운영의 밑그림도 상당 부분 그려졌다. 이제 관건은 얼마나 정교하게 완성도를 끌어올리느냐다. 축제 준비는 현재, 속도와 밀도를 함께 높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곡성군에 따르면 올해 장미축제는 오는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주제는 ‘열여섯, 장미사춘기- 설렘, 성장, 변화’. 16회를 맞은 축제의 성숙함과 함께, 새로운 세대와 감성을 끌어안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축제는 방향부터 또렷하다.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고, 머무는 시간을 늘리며, 밤까지 이어지는 관광 흐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잠깐 들렀다 가는 꽃구경’에서 벗어나,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체류형 축제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군은 2030세대 취향을 반영한 신규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SNS 인증형 포토존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야간 감성 공연을 확대해 ‘보는 축제’에서 ‘즐기는 축제’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치치뿌뿌 광장과 기차마을 주요 동선도 재정비해, 방문객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고 있다.
낮과 밤을 나누는 연출 전략도 이번 축제의 핵심이다. 낮에는 장미정원과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해가 지면 공연과 조명, 야경 콘텐츠로 분위기를 바꾼다. 밤에도 머무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준비 과정은 단계마다 촘촘하게 이어지고 있다. 곡성군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주요 행정절차를 정리하며 기본 틀부터 다졌다. 이어 올해 1월 초부터 중순까지 행사 대행 용역 평가위원 모집을 진행했고,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제안서 접수도 마무리했다. 현재는 평가위원 예비위원 선정을 앞두고, 운영 체계의 골격을 다듬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시선은 대행사 선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2월 초 평가위원회를 거쳐 이달 안에 행사 대행사를 가려내고, 세부 운영 구상도 함께 정리한다. 이후에는 무대 연출과 프로그램 구성, 홍보 전략, 인력 배치까지 하나씩 맞춰가며, 현장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3월부터는 현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과 온라인·오프라인 홍보가 동시에 진행되고, 여행사·관광업계와 연계한 상품 개발도 추진된다. 학교와 청년 단체, 동호회를 대상으로 한 단체 유치 전략도 병행된다.
4월에는 안전과 기반시설이 중심에 선다. 안전관리계획 수립과 관계기관 협의, 인파 관리 시뮬레이션, 응급 대응 매뉴얼 점검 등이 이어진다. 동시에 무대와 조형물, 포토존, 휴식 공간 설치가 진행되며, 행사장 전반의 윤곽이 드러난다.
5월에는 최종 점검 단계로 넘어간다. 행사장 단체 보험 가입을 마무리하고, 리허설과 현장 테스트를 반복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한다. 축제 평가 용역도 함께 진행해, 운영 결과를 다음 해 준비로 곧바로 연결하는 구조도 마련한다.
올해는 특히 안전과 운영 안정성에 무게를 실었다. 관람객 동선 관리와 야간 행사 안전 대책, 우천·폭염 등 기상 변수 대응 계획까지 사전에 점검한다. ‘문제 없이 치르는 축제’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축제’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중요한 목표로 설정됐다. 곡성군은 장미축제를 중심으로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전통시장, 특산물 판매장과의 연계 효과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역 농특산물 판매 부스 확대와 로컬푸드 체험존 운영, 소상공인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지역 관광 자원과의 연계도 강화된다. 섬진강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 체험, 주변 관광지를 묶어 ‘장미+체험+여행’ 형태의 패키지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축제를 계기로 곡성을 다시 찾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곡성 장미축제는 이제 단순한 꽃축제를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행사로 자리 잡았다.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봄 대표 축제로 성장했고, 운영 노하우도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군은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콘텐츠와 시스템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곡성군은 “축제 준비를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관리하고 있다”며 “콘텐츠와 안전, 홍보, 지역경제 효과까지 함께 고려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장미가 만개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무대 뒤에서는 이미 분주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은 현실로 옮겨지고, 설계는 현장으로 스며들고 있다. 곡성의 봄을 책임질 올해 장미 시즌은, 조용하지만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