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수로 만나는 세계명화] <화성능행도> (3) 7폭, 8폭 환어행렬도·한강주교환어도

2024.06.26 16:19:26

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는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과 같은 사이즈로 작업한 세계 명화 작품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3개월간 8폭의 병풍을 나눠서 소개했다. 7, 8폭을 소개하며 작품 제작 후기를 전한다.

 

WRITER 이용주

 

화성능행도는 세계명화로 인정받을만한 우리의 보물로 8폭의 병풍 속에 7349명의 인물과 1400여필의 말이 등장해 인물 4800여명이 등장하는 중국의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를 능가하는 작품이다. 앞선 2개 호에서 1폭 화성성묘전배도(華城聖廟展拜圖), 2폭 낙남헌방방도(洛南軒放榜圖, 3폭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 4폭 낙남헌양로연도(洛南軒養老圖), 5폭 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 6폭 득중정어사도(得中亭御射圖)를 소개했고 이번 호에는 7폭 환어행렬도(還御行列圖)와 8폭 한강주교환어도(漢江舟橋還御圖)를 소개한다.


 

그야말로 궁중행사도의 ‘백미’

정조 화성능행도 팔첩병 (보물제1430호)은 150 x 65cm 내외크기의 작품 8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순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매겨진다. 작품은 정조가 화원들을 대거 동원해 그린 진한 채색으로 완성된 화려하고 장엄한 병풍 그림이다. 웅장한 기와지붕이 건물의 위엄을 과시했고, 궁중복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중요한 행사를 기록하며 소홀함 없이 사물을 완벽히 묘사했다. 고귀한 기록화로 그야말로 궁중행사도의 ‘백미’다. 특히 7폭인 환어행렬도는 한 작품 속에 눈이 표현된 전신의 인물이 신하와 장졸 1279명, 구경꾼 583명 등 1862명, 말이 310여필이 표현되어 세계의 세밀도 중 가장 정밀한 작품으로 추정한다.

 

 

화성능행도 전 8폭의 병풍 속에 7349명의 인물과 1400여필의 말이 그려져 있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가 화성으로 행차한 장면을 그린 화성행행도라고도 불리는 작품이다. 1795년 윤 2월9일부터 16일까지 8일 동안 화성에 있는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행차했을 때 치러진 주요 행사를 그린 그림으로 8폭의 병풍으로 제작한 것이다.. 작품 속에서 구경 나온 백성들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묘사됐고, 백성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는 과거시험과 병사들도 백성을 위해 반상을 들고 심부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이런 행사 중에서도 야간 군사훈련을 하여 혹시 모를 외침을 대비해 활쏘기와 불꽃놀이로 백성들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여기에 한양으로 환궁하는 장대한 모습, 정약용이 설계한 36척의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면서도 동원된 배 주인에게 사례를 잊지 않았다고 했다.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참여

이 작품의 제작에는 김득신, 최득현, 이인문 등 당대 최고 화가들이 참여했다고 추정한다. 특히 세 번째 폭인 봉수당진찬도병은 김홍도가 총감독을 했다고 한다. 화성능행도는 그 후 여러 차례 전체적으로 유사하나 세부에서 차이가 있는 같은 주제의 그림으로 만든 병풍이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에 각 1건, 동국대학교 박물관, 일본 교토대학 문학부 박물관, 도쿄예술대학 등에 낱 폭으로 소장되어 있다. 혼자수 화성능행도는 보물 1430호로 지정된 리움미술관의 작품을 원본으로 훼손된 부분은 복원해가면서 작업했다.

화성능행도는 1795년 완성된 작품으로 2024년인 올해로 229년 됐다.. 작품 속 등장하는 사물을 정밀하게 묘사했으나 일부분 찢어지거나 물감이 부서져 내리는 등 훼손된 부분도 있다. 이 작품은 비단에 그려진 먹과 물감으로 그려진 채색화이다. 먹은 그을음과 아교를, 채색 물감은 돌과 흙가루를 아교에 섞어 만들었으나 아교 즉, 비단이나 한지에 달라붙게 하는 접착제가 경화되면서 부서져 내리며 훼손된다. 국보 317호 전주 경기전의 태조어진은 경주 집경전의 어진을 모사한 지 463년 만에 훼손되어 다시 그려 150여년 된 것이 조선조의 양식을 담았다고 국보의 격을 유지하고 있다. 화성능행도도 왕실에서 보관해와 보존 상태가 좋으나 조금씩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혼자수는 그런 부분은 고쳐가면서 작업했다. 단백질로 구성된 비단실을 염색해서 사용하기에 물감을 사용한 것보다는 수명이 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순천 선암사 대각국사 의천의 가사의 비단 자수는 약 970년 되었으나 색상과 모습이 온전하다. 중국의 마황태황묘에는 2,100여년 된 비단 자수가 현존한다. 또한 최근 중국 허난성에서 5500년 된 비단이 발견됐기에 혼자서는 물감 대신 염색된 비단실로 바탕천에 바늘로 찔러 수를 놓아 물리적으로 결합하기에 비단 수명을 누릴 것으로 확신한다.

 

환어행렬도(還御行列圖)

7번째 폭인 ‘환어행렬도’는 윤2월 16일 저녁이면 창덕궁으로 환궁하기 위해 전날인 윤2월 15일 정조가 화성에서의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한양으로 환궁하는 행렬이 시흥행궁 앞에 도착하는 장면이다. 한 작품 속에 눈이 표현된 전신의 인물이 1,779명, 말이 300필이 나오는 장대한 행사 장면을 압축해 화면에 배치하고, 지그재그 구도로 길게 늘어선 행차 장면이 구부러진 길로 끝이 보이지 않게 했고, 밝은 색채로 표현해 화려하기까지 하다. 65x150cm 크기의 한 작품 속에 가장 많은 인원이 전신이 보이고 눈까지 보이는 세계의 세밀도 중 가장 정밀한 작품으로 생각된다. 화면 아래쪽의 건물이 바로 이날 묵을 화성 행궁이다. 행궁에는 정조의 어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고, 행렬의 선두는 이미 도착했다. 정조의 어마(御馬)와 휘장이 쳐진 혜경궁의 가교(駕轎)는 화면 윗부분에 머물러있다. 행차 중에는 하루에 두세 번 쉬며 혜경궁에게 간식을 올렸는데 현재 쉬고 있는 상태로 혜경궁이 미음과 차를 먹고 있다. 정조의 행렬에는 많은 백성이 연도에 나와서 자유롭게 바라보고 있다. 왕이 지나가는데도 엎드린 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정조는 환궁하면서 백성들의 어려움과 애환을 듣고 선물도 주고 싶어 지방 수령들에게 백성들을 데리고 나와 있으라고 했다. 정조는 그들을 만나 환곡을 탕감해 주고 부역을 줄여줌과 동시에 남은 쌀을 나누어 주었다. 백성들은 임금이 자신들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왕의 행차에 연도에 나가는 것이 즐거운 일로 엿장수와 장사꾼도 보이고, 늙은 할미가 아이의 손을 잡고 부리나케 행렬로 걸어가는 장면도 보이는 백성과 함께하는 왕, 왕과 함께하는 백성이 보이는 장면이다.

 

한강주교환어도(漢江舟橋還御圖)

8번째 폭인 ‘한강주교환어도’는 한양으로 환궁하기 위해 한강을 건너는 마지막 행렬을 그린 작품으로, 한강의 남단까지 시원하게 설치된 주교 위 중앙부에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을 앞세워 건너고 있다. 정조는 재위 기간에 자주 한강을 건너야 했기에 좋은 방법을 찾다가 다산 정약용이 설계한 배다리[舟橋]를 설치하게 됐다. 한강의 물결이 가장 잔잔한 노량진 부근에서 조업하는 교배선 36척을 크기 별로 모아 연결하여 다리를 만든 것이다. 적은 비용을 들여 가장 신속하게 강을 건너는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림의 상단에 용양봉저정(龍驤鳳翥亭)이 보인다. 그곳에 정조가 잠시 머물러 수라를 든 다음 배다리를 관리한 주교도청((舟橋都廳)의 이용훈에게 비단을 하사했고, 20여일의 기간 동안 배를 빌려준 선주들에게도 상을 내렸다. 그리고 행렬은 다리를 건너 지금의 이촌동으로 들어오는 모습이다.

 

3천년 이상 이 땅에 남겨질 작품

이 작품들은 회화에 살아있는 빛을 담는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5년 동안 기획하고 연인원 약 4,300명을 동원해 작업했다. 평균 한 폭당 18개월 걸린 작품으로 바쁠 땐 2, 3교대로 작업하기도 했는데 여러 후원자의 도움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2017년 12월 완성하고 병풍 제작을 의뢰했고, 2018년 5월 21일에서야 인사동에서 완성된 병풍을 찾았다.

병풍은 문화재 보수를 하는 남도표구에서 조선 시대의 재료로 5개월간 작업했다. 완성한 화성능행도 혼자수본을 찾은 후 차로 운반하는 길의 하늘에는 해무지개가 떴다. 이후 경주 혼자수 미술관에서 보관돼 전시하기도 했다. 전시 때에는 오스트리아의 하인츠피셔 전 대통령 내외가 방문해 깊은 관심과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작품이 후대에 보물 아니 국보를 지정되어 3000년 이상 이 땅에 남겨질 유산이다.

 

세계의 명화 화성능행도를 수놓는 혼자수 이용주작가

비단실로 수놓아 ‘살아있는 빛 표현 작가’다. “회화는 순간의 빛을 화폭에 담는다.”는 평소 이용주 작가의 철학이다. 이용주는 회화에 변하고 숨겨진 빛을 담아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전통 자수를 현대와 접목해 가장 한국적이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살아있는 인물화, 실물 속 걷는 듯한 풍경화. 그가 표현한 명화는 원작가가 작품에 표현 못 한 순간순간 변하는 빛을 한 화폭 속에 표현했다. 14명의 전·현직 대통령과 세계적 유명인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고, 찾아왔고, 초대전을 열어주었다. 오랜 기간 작가인 아내 최시우와 같이 작업한 많은 작품을 담을 미술관을 준비하고 있다. 천장과 벽을 혼자수 작품으로 채우고 움직이는 조명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들을 감상할 세계 최초의 뮤지엄 카페도 미술관에 만들 것이다. 2022년 12월 UAE 정부로부터 예술 분야 골든 비자를 받았다. 해외전시를 위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주 기자 zeil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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