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코어.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것일까?

  • 등록 2024.08.21 09: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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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에게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했던 스마트스코어가 최근 ‘어글리’한 행보로 골퍼에게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단순히 표면적으로 유료화를 선언해 370만 명의 골퍼들이 불만을 갖는 게 아니다. 그 뒤에는 스마트스코어의 너무나 속 보이는 핀셋 전략이 골퍼들의 화를 돋우는 것이다.

 

글 방제일 기자

 

스마트스코어는 9월 1일 스코어 서비스를 유료화한다. 스마트스코어는 오는 8월 1일부터 스코어 서비스 버전업에 따른 유료전환으로 9월 1일부터 스스플러스 미가입회원에게는 누적 스코어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골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델 바다를 비롯한 골퍼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노골적인 적대감까지 흘러나왔다. 가장 큰 이유는 굳이 ‘돈을 내면서까지 사용할 만큼 유용하지 않다’다. 여기에 카카오 골프나 김캐디 등 대체 플랫폼이 있으니 굳이 ‘돈’까지 내면서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상당수 골퍼는 ‘내 스코어 데이터를 가지고 장사하는 것 같아 배신감이 든다’는 글을 달며 노골적인 적대감이 드러낸다.

 

“우리는 돈도 있고, 가오도 있다”

스마트스코어의 유료 구독 전략은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일단 스스플러스라 명명한 이 구독 서비스는 월 4500원이다. 구독료 자체는 사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 그리 부담스러운 건 아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매달 골프를 위해 투자하는 비용에 비하면 그야말로 껌값이다.

 

근데도 심리적 저항감과 거부가 상당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사전 동의나 앱 사용자에게 어떠한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통보한 것이 일차적인 잘못이다. 여기에 ‘괘씸죄’가 추가됐다. 스마트스코어는 종이와 데이터로 스코어 시대를 나눈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골퍼들이 기재한 데이터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골프 대중화와 인기에 힘입어 지금은 370만 명이라는 사용자가 이 앱을 사용해 스코어를 써넣는다. 날로 증가하는 사용자 수와 그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사는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3000억 원에 육박하는 투자금 유치 또한 사용자 수가 기반 됐다. 업계에서 독보적인 사업 확장과 투자금 유치해 8500억 원 기업 가치 인정의 밑바탕에는 370만명의 사용자가 있다. 그런데 이번 유료화 발표에 있어 이 370만명 사용자에게 그 어떤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

 

동의와 공감 없는 기존 데이터 유료전환은 당연히 심리적 저항감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스스플러스는 월 4500원 유료화에 스코어 관리뿐 아니라 모두의 야다지, 골프 커뮤니티 골프썸, 포인트적립, 골프예약, 골프쇼핑, 연습장‧프로 레슨 이용 할인 등 무려 7가지 서비스나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스코어 관리를 제외한 6개의 서비스는 다른 골프 플랫폼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스코어 기재하는 사용자의 기존 누적 데이터에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370만명의 골퍼는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다. 골퍼들이 기재한 ‘개인정보’이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전략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것인가?

기업은 물론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와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회사 입장에서 가장 빠르고 간단한 수익화 전략은 기존 유저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간단한 발상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유저들의 충성도다. 유저의 충성도는 결국 필요충분조건에서 나온다. 스마트스코어가 꼭 필요한 앱인가 골퍼에게 묻는다면 대다수는 ‘아니오’라 답할 것이다.

 

여기에 이 앱의 서비스는 충분히 만족스러운가? 이 대답 또한 ‘아니오’다. 결국 불만을 품은 앱 사용자들은 자신의 기록과 앱을 삭제 가정을 해보지 않았을 리 없다. 아울러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동도 고려 대상이다. 실제로 유료화 전환 소식 직후 김캐디가 발 빠르게 스코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스마트스코어 사용자 모집에 나섰다.

 

스마트스코어가 과연 얼마의 ‘수익’을 목표로 유료화에 나섰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회사가 스코어 누적 데이터를 포함한 유료전환을 고수한다면 상당수 사용자가 이탈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스코어의 유료화 전략이 과연 과연 손해일지 이득일지는 결국 배를 갈라봐야만 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한 번 가르면, 다시는 거위는 살아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해 스마트스코어는 아직 ‘배’를 가르지 않은 시점에서 유료화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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