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의 공포는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우려가 남아 있다. 하지만 연준의 피벗은 가파르기보다는 완만하게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그 전망의 근거와 투자의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재부각됐던 경기침체의 공포와 연준 정책 불확실성과 연준 빅컷 기대감
8월 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부각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미국 제조업 서베이 지표의 부진, 실업률의 상승세 지속 등이 경기 불안 우려를 높였다. 그 당시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 대응이 늦었다는 우려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악화했다. 그 이후 주가는 발표된 경제지표의 안정적 흐름을 재확인하며 주가는 낙폭을 되돌리고 있다. 8월 중 경기침체의 공포가 높아지면서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됐다. 이에 금융시장이 연내 기대 금리 인하 폭은 75bp로 축소됐다. 그런데도 CNN이 발표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Fear& Greed 지표(8월 16일 기준)는 공포 국면이다. 즉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는 여전히 높다. 이에 연준의 빅 컷(기준금리 50bp 인하) 가능성은 상존한다. 만약 주요 경제지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큰 폭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시 부각할 수 있다.
빅 컷이 어려운 이유 (1) 약화한 경기침체의 공포
90년대 이후 연준이 빅 컷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경우( ‘90~’92년, ‘01~’02년, ‘07~’08년, ‘20년)에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그 당시 美 OECD 선행지수는 기준선 아래로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 美 OECD 선행지수는 기준선을 상회하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소프트 데이터와는 달리 미국의 소비 및 생산 등 주요 실물지표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경기는 투자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지출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주거용 민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올해 대선이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지출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연준이 빅 컷을 단행한다면 오히려 금융시장의 경기 침체 발생 우려를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의 경기 부양 의지와는 달리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빅 컷이 어려운 이유 (2) 안정적 금융시장 환경
미국 금융 시장 내 유동성 환경을 통해 연준의 빅 컷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금융스트레스지수(FSI)는 기준선(0p)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여전히 고금리 국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시장 내 참가자들이 체감하는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의미이다. 미국 경제의 신용 위험을 의미하는 TED 스프레드 역시 0.1%P 중반 수준을 유지 중이다. 과거 추이와 비교할 때 신용 위험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유동성 경색 리스크는 제한적이다.
빅 컷이 어려운 이유 (3)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재개 가능성
지난 7월 말 이후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인 요인이었다. 그 당시 일본 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전환, 연준의 빅 컷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됐다. 이에 양국 간 금리 차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국가인 일본에서 자금을 차입해 고금리 통화 또는 다른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캐리 트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 차이다. 일적으로 저금리 통화는 자금 유출로 약세 압력이 높아지고, 고금리 통화는 수요 개선으로 강세 압력이 높아진다. 과거 미-일 금리 차 축소 시기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다. 다만 미-일 금리 차가 급격히 축소되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규모로 발생한 시점은 대체로 경기 침체 국면이었다는 점이 현재와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다면 양국 간 금리 차는 이전 기대 수준보다 급격히 축소될 것이다. 이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재개될 수 있다. 이에 연준은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고, 금융시장 환경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연준은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빅 컷을 단행할 경우 경기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동시에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 : OECD 경기선행지수(Composite Leading Indicators Index)는 평균 주당 노동시간, 신규 수주, 소비자 예상, 주택허가 건수, 주식가격, 금리 스프레드 등을 포함한 10개의 선행지표를 조합하여 전체 경제의 건강도를 측정합니다. 이 지수는 경제활동의 팽창과 둔화 사이의 전환점에 대한 조기 신호를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