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조우영이 프로 데뷔 후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활짝 웃었다. 20일 조우영은 강원도 양양군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7292야드)에서 열린 '더 채리티 클래식 2024'(총상금 10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기록,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단독 2위 허인회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골프존 오픈'에서 아마추어로 우승하며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이번 승리로 자신의 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우승은 최근 조우영의 뛰어난 샷감과 그린 위에서의 안정적인 퍼팅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마지막 날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1위로 출발했으나 1번홀부터 버디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3번홀과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 18번홀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승리는 조우영에게 의미가 깊다. 그는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되어 기쁘고 뿌듯하다. 1번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흐름을 경기 내내 유지할 수 있었다. 1번홀 버디가 모멘텀이 됐다"라며 이번 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아마추어 시절 우승했던 '박카스배 전국시도학생대회'를 회상하며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조우영의 우승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그의 절친이자 라이벌인 장유빈이다. 둘은 프로 무대에서 서로에게 끊임없는 자극이자 동력이 되고 있다. "장유빈 선수와 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다. 우승 확정 후 장유빈 선수가 '우리 형 결국 해냈네'라고 축하해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의 아쉬움이 싹 날아갔다"라고 회상했다.
장유빈과의 우승 경쟁에 대한 질문에 조우영은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장유빈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했고, 쫓기는 마음도 있었다. 그의 우승이 나에게 자극이 됐지만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라고 말하며 최근 장유빈이 2승을 기록한 가운데 자신의 첫 우승이 다소 늦어진 점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조우영의 이번 우승에는 특히 퍼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그린 위에서 거리와 상관없이 퍼트의 성공률을 높이며 집중력을 유지했다.
최근 조우영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부터 퍼터를 교체하면서 퍼팅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는 "올 시즌 내내 2m 이내의 퍼트 성공률이 높지 않아 고민이 컸는데 말렛형 퍼터로 바꾼 이후 모든 게 해결됐다"라고 전했다. 퍼터 교체 후 출전한 세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해 모두 톱5에 이름을 올리며 퍼터 효과를 톡톡히 본 그는 이를 추천해준 절친 장유빈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승에 큰 도움이 된 만큼 좋은 선물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