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뜻밖의 우승' 강성훈, "김형태 미안…"

  • 등록 2013.10.21 09: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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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벌타 상황으로 아쉽게 우승이 날아간 김형태(36)가 스코어 카드에 사인을 한 뒤 웃음 띤 얼굴로 강성훈(26)을 축하하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던 강성훈도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다.

2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주최 대한골프협회·코오롱)는 마지막 순간 선수와 팬 모두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강성훈은 먼저 자신의 경기를 마친 뒤 18번홀 그린 옆에서 마지막 조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그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하고 챙겨주던 선배 김형태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강성훈은 18번홀(파5)에서 벙커샷에 이어 2m 버디 퍼트를 성공하는 등 이날 2타를 줄여 4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당시 강성훈의 순위는 5언더파를 달리던 김형태에 이은 2위였다.

그런데 김형태가 18번홀 티샷을 마치고 페어웨이로 걸어오는 동안 리더보드의 순위가 갑자기 바뀌었다. 김형태의 13번홀(파3) 스코어가 4(보기)에서 6(트리플 보기)으로 수정되면서 공동 2위(3언더파)로 내려가고 강성훈이 1위로 바뀐 것이다.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회는 ‘김형태가 13번홀(파3)에서 워터해저드 지역에 있던 공을 치기 전에 바닥에 클럽을 댔다’고 최종 판정, 2벌타를 부과했다.

 

김형태는 워터해저드 말뚝 내에서 클럽을 지면에 닿은 것으로 판정을 받아 2벌타를 받게 됐다 / 사진=SBS골프



골프 규칙 13-4에는 해저드 지역 안에 공이 있을 경우 해저드 내의 지면이나 물에 손이나 클럽을 접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상황은 먼저 경기를 마친 외국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TV를 보다가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동안 논의한 경기위원들은 벌타 부과 사실을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있던 김형태에게 알렸다.

하지만 김형태는 클럽을 지면에 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애매한 상황이었던 만큼 1시간 20분에 걸친 여러 차례의 비디오 판독과 현장 조사를 거쳐 경기위원회는 클럽이 지면에 닿은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경기 위원 8명 중 5명이 ‘벌타를 주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 이성재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장은 “해저드 지역 내에서 빈 스윙 전후에 클럽의 그립이 엄지손가락에 걸쳐 있는 순간이 있는데 이때 클럽헤드가 지면에 닿은 것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은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으며 한국프로골프 투어 시즌 상금 랭킹 1위(4억7,500만원)로 올라섰다. 강성훈은 미국 2부 투어에서 뛰느라 국내 대회 출전권이 없어 초청선수로 출전해 2승을 거뒀다.

강성훈은 “친한 형님인 김형태 프로에게 처음에는 미안해서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며 “마음을 담은 선물을 꼭 드리겠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6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2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국가대표 이창우(20)와 모중경, 이상희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심용욱 기자 shimyongw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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