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역사 새로 쓴 박인비, ‘LPGA 올해의 선수’

  • 등록 2013.11.18 09:33:46
크게보기

사진=LPGA홈페이지



[골프가이드 심용욱 기자 shimyongwook@naver.com] 한국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올해의 선수’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운 박인비(25·KB금융그룹).

그녀의 우상은 박세리였다. 1998년 박세리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이에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에 열광했던 할아버지 박경준 씨와 아버지 박건규 씨도 박인비의 열렬한 후원자가 됐다.

박인비의 골프 인생은 순탄하게 출발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골프클럽을 잡았는데 남다른 재능 덕분에 2년 만에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다. 2001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뒤 14살 때인 2002년에는 US여자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골프계는 아마추어를 완벽히 평정한 박인비에게 ‘여자 타이거 우즈가 탄생했다’며 큰 관심을 보냈다.

 



프로로 전환한 뒤에도 모든 게 잘 풀리는 듯 보였다. 2007년 LPGA무대에 뛰어든 뒤 이듬해인 2008년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하지만 뒤늦게 찾아온 시련은 더욱 아픈 법이다. 첫 우승을 너무 쉽게 따낸 탓인지 이후 매서운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50개가 넘는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골프가 두려워졌다. 그녀는 ‘도살장의 끌려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은퇴까지 고려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박인비는 슬럼프를 이겨냈다. 2010년과 2011년 일본투어에서 우승을 네 차례나 이루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2011년 8월 KPGA 프로골퍼 출신인 남기협 씨와 약혼식을 올리며 큰 자신감을 얻었다.

시련을 극복한 박인비는 2012년 7월 LPGA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그 해 2승에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LPGA 무대를 휘어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3년은 완벽한 박인비의 해였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이어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면서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세운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 기록과 63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대회 3연승 포함, 시즌 6승을 거두며 2001년과 2002년 박세리가 세운 한국인 최다승 기록(5승)도 갈아치웠다.

 



최우수선수 포인트와 상금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박인비는 ‘조용한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시즌 막판 무섭게 치고 올라왔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시즌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자력으로 확정 지으며 한국 골프 역사를 다시 쓰기에 이르렀다. 올해의 선수상은 LPGA 통산 25승을 달성하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대위업이다.

 



이제 겨우 25살에 불과한 박인비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미 기량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녀가 정상의 자리를 계속 지키기 위해선 자기 자신과의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반짝스타’로 만족하느냐, 아니면 ‘레전드’가 되느냐는 스스로를 얼마나 채찍질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용욱 기자 shimyongwook@naver.com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