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KLPGA 투어 시즌 첫 승 주인공
악천후 속 살아남은 뚝심의 승리

김보경(29,요진건설)이 K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지난 2013년 6월 롯데칸타타 여자 오픈 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이며 통산 4승째다.

5월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187야드) 스카이오션코스에서 열린 '제8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천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기록한 김보경이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68-70-68-73)였다. 이날 김보경은 보기를 3개나 범해 한 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이 고전한 탓에 선두를 유지해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날씨는 좋지 않았다. 1일부터 내린 비가 시합을 앞둔 이틀 전에 그쳤지만 그 여파는 가시지 않은 듯했다. 오전부터 초속 2m/s의 바람이 불었고, 오후에는 비가 내려 악천후 속에 시합을 해야 했다. 날씨를 의식한 나머지 선수들은 잦은 실수를 범했다. 11년차 베테랑 김보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보경은 2013년 롯데칸타타 여자 오픈 우승 당시를 떠올리며 같은 코스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김보경은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공동 2위 그룹 정재은(25,BC카드), 김혜윤(25,BC카드), 최혜정(30,볼빅)이 3타차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모두 선두권에서 사라졌다. 김혜윤이 전반에 1타차로 바짝 추격했지만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더니 남은 홀에서 보기 3개와 버디 2개로 1타를 더 잃어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반면 김보경의 지키기 전략은 끝까지 주효했다.

3라운드까지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김보경의 우승 가능성은 높았다. 김보경은 최종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그대로 유지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종 라운드에서 김보경은 오버파 스코어를 적어냈지만 이날 출전한 선수들 69명이 난조를 보여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선수들 중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6명에 불과할 만큼 전체적으로 힘든 경기였다.

김보경은 2번홀(파4), 8번홀(파3)에서 각각 보기를 범했지만 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승리를 결정지었다.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안정된 모습을 보인 김보경은 15번홀(파4)에서는 약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우승의 신호탄이었다.

올 시즌 허윤경(25·SBI저축은행),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함께 '빅3'로 평가받았던 이정민(23·비씨카드)은 이날 2타를 줄여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허윤경은 공동 22위, 전인지는 공동 19위로 경기를 마쳤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끝난 LPGA 메이저대회 ANA인스피레이션 후 곧바로 귀국하는 강행군 탓에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김효주(20·롯데)는 11번홀을 마치고 피로를 호소하며 기권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보경은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얻게 됐다.

사진: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