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그 때 그 선수들 上

  • 등록 2017.09.05 11: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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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프로 골프계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오래도록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와 새로운 신성들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이런 춘추전국시대가 반갑기도 하지만 타이거 우즈와 같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기도 하다.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는 우즈지만 이제는 부상 및 노령화로 사실상 은퇴나 다름없는 상태다. 성대한 은퇴식 없이 초라한 골프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우즈를 보면 무엇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그렇다면 은퇴식 없이 골프계를 호령하다 갑자기 사라진 골퍼들은 누가 있을까?  

이안 베이커 핀치 Ian Baker Finch 
 

[사진: 골프가이드 DB]

1989년 PGA 투어 콜로니얼에서 우승했고, 1991년 디 오픈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각각 64 타와 66타를 몰아치는 압도적은 성적을 거뒀다. 당시 퍼트를 가장 잘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안 베이커 핀치를 꼽을 수 있었다. 그가 사라진 이유는 드라이버 입스 때문이다. 드라이버 입스는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병이다. 골프선수들에게 부상이나 슬럼프보다도 두려운 것이 ‘입스(Yips)’라 전해진다. 입스란 쉽게 말해 강박으로 인해 정상적인 스윙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드라이버 입스 뿐 아니라 퍼트 입스, 어프로치 입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핀치뿐 아니라 이 입스로 인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선수는 부기 지수다. 다만 그들이 이렇다 할 활약을 못 보였기에 언급되지 않는 것뿐이다. 흔히 멘탈 스포츠라 불리는 골프에서 ‘입스’에 빠진다는 것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핀치는 1997년 디 오픈 1라운드에서 92타를 치고 골프계와 영원히 담을 쌓았다 이 대회에서 기권한 뒤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추억의 이름이 돼버린 핀치다.   

데이비드 듀발 David DUVAL  



[사진 : 골프가이드 DB]

한때 우즈를 제압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이가 있었다. 바로 데이비드 듀발이다. 그는 세계 골프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골퍼였으며, 그가 디 오픈에 우승할 당시 언론에서는 킹 데이비스라고 추앙했다. 추후 6년 동안 불꽃같은 전성기를 보낸 듀발은 디 오픈 우승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13승을 거뒀다. 이 외에도 듀발은 ‘꿈의 59타’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래서 매해 그의 기록에 도전하는 이들로 인해 언론에 몇 번씩은 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런 그가 사라진 이유는 우즈와 같은 허리 부상으로 알려져 있다. 잘 발달된 상체와 유연성이 뛰어난 허리가 부상을 자초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나치게 허리를 회전시킨 것이 허리는 물론 어깨, 팔꿈치, 무릎, 손목 등의 부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최대 무기로 인해 망가졌다는 인생의 아이러니다. 그러나 그가 골프를 접게 된 속 사정은 조금 더 인간적이다. 데이비드 듀발은 철석같이 믿었던 애인의 불륜 행각으로 인해 극도의 우울증에 빠진다. 어렸을 적 듀발이 자신의 골수까지 이식해 준 형 브렌트는 12세에 세상을 떠났다. 부모 이혼까지 경험했다. 이 산전수전의 골퍼는 애인의 배반으로 인해 결국 삶의 의욕 자체를 잃어버렸다. 추후 방황 끝에 세 아이를 둔 싱글 맘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된 이후였다. 골퍼의 신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현재도 종종 대회에 참가하려 노력하지만, 과거의 영화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골프해설가로 방송가에 데뷔한 만큼 그가 방송 쪽에서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해 본다.   

랄프 걸달 Ralph Guldahl 

 

[사진 : 골프가이드 DB]

생소하고 낯선 이름일 것이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나도 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랄프 걸달이 활약한 시대는 벤 호건과 바이런 넬슨, 샘 스니드 등 골든 트로이카가 활동했던 1930년대다. 골든 트로이카 시대에 걸달은 마스터스 2승과 US오픈 1승 등 메이저 3승을 수확할 만큼 화려한 시절을 보낸 골퍼다. 당시 메이저급 대우를 받던 웨스턴 오픈 3연승 등 통산 16승을 쓸어 담았다. 조금 더 활약했다면 골든 트로이카와 어깨를 나란히 했을지도 모를 만큼 걸출한 골퍼였다는게 골프 사가들의 증언이다. 걸달이 이 사라진 골프 전설에 언급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가 골프계를 왜, 무슨 일로 떠났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1942년 갑자기 투어를 떠난 걸달은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자동차를 팔기도 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감정을 완벽하게 조절할 줄 알았던 냉철한 골퍼라고 평가받던 걸달은 왜 사라졌을까? 여전히 미스터리다.   
 

방제일 기자 reijiro@naver.com 
 
reijiro 기자 reij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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