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을사년(乙巳年)입니다(정확하게 말하면 음력 1월 1일-양력 1월 29일부터가 을사년입니다). ‘뱀띠 해’지요. 뱀 중에서도 ‘푸른 뱀’의 해.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합니다. 육십간지로는 42번 째입니다.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가 합쳐진 해지요.
뱀은 동양 문화에서 영리하고 신비로운 존재로 여겼습니다. 직관과 지혜를 상징하죠. 뱀띠는 변화 능력이 탁월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뛰어난 직관력과 분석력을 가지고 있어 복잡한 문제도 해결해 내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뱀띠는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길을 찾아내는 재능이 있는 사람들로 평가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불안합니다.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12·3 비상계엄’ 여파 때문입니다. 거기다 지난해 연말 제주항공기의 무안공항 참사로 국민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졸지에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분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시기에 국민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됐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국가적 위기입니다. 참 답답합니다.
새해엔 모든 이들이 희망을 가져야 할텐데 지금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앞날이 어둡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절름발이 꼴입니다. 행정부의 수반도 없고, 국무총리도 없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아 죽을 지경입니다. 무얼 하나 하려고 해도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일부 국무위원들이 거세게 몰아부친 모양입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나라의 안정과 국가 신인도 회복이 우선인데 과연 그들이 그 점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했는지 의문입니다. 앞으로 최 대행이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참 걱정입니다.
정치권은 더 문제입니다. 국민들을 편하게 해줘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짐이 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인들은 편이 갈려 진영 싸움에 몰두합니다. 내 편만 옳다고 합니다. 내 의견만 주장합니다. 상대의 의견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상대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정치가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내가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상대도 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게 당연하지요.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서도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빠져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삶은 안중에 없습니다. 시국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고만 합니다. 누가 봐도 뻔뻔한 짓을 잘도 합니다. 낯두꺼운 짓입니다. 아전인수식 정치가 판을 칩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진행 과정을 보면 정말 가당치도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당이냥 행동합니다. 당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들의 살 길만 찾고 있습니다.
정치권만 편이 갈린 게 아닙니다. 이에 동조하는 국민들도 편이 갈려 있습니다. 편이 갈린 국민들은 서로를 이상한 사람으로 봅니다. 아예 개 돼지로 보기도 합니다. 대놓고 상대편을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부칩니다. 무시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저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 취급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만 똑똑한 척 합니다. 그렇게 잘난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정치권을 욕하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닮아 갑니다.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국내외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하루빨리 탄핵 정국이 끝나야 합니다. 그래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껏 공정하게 심판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운명이 이 심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으로선 탄핵 정국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그에 따라 향후 정치 일정도 경제 상황도 나라 사정도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나라 밖 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달 20일엔 미국 제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그가 취임 후 어떤 정책을 펴 나갈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여러 정책의 급변 가능성이 문제입니다. 관세와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북한 문제 등 예민한 사안이 한둘이 아닙니다.
나아가 미·중간 격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여부, 이스라엘과 시리아를 비롯한 아랍국가간 갈등 문제 등 현안이 얽혀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대내외 상황에서 우리는 선장이 없습니다.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큰 바다에 쪽배가 떠 있는 형국입니다. 언제 파도에 휩쓸려 난파당할지 알 수 없습니다. 급한대로 선장을 대신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어느 나라도 진정한 국가지도자로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선출된 권력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모두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킨 건 결국 백성들이요, 국민들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한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게 민주공화국입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