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2월은 1년 중 가장 짧은 달이다. 날짜는 짧아도 의미와 기쁨이 참 크고 많은 달이다. 추위를 밀어내고 따스한 햇살을 앞세워 뭔가를 새로이 시작하는 달이 2월이다. 입춘으로 시작된 봄이 우수를 지나 3월의 경칩으로 달려가는 달이기도 하다.
2월은 햇살을 한껏 받아내며 비로소 얼었던 몸을 푼다. 삶의 한 단락이 마감되고 새 희망으로 새 출발을 하는 졸업식이 있는 참 좋은 달이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로, 아무리 긴 겨울도 기어코 2월이 되면 봄에 자리를 내준다.
정연복 시인은 2월을 이렇게 노래했다.
2월
일 년 열두 달 중에
제일 키가 작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어리광을 피우지도 않는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
해마다 묵묵히 해낸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기어코 봄은 찾아온다는 것
슬픔과 고통 너머
기쁨과 환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가만가만 깨우쳐 준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여
나를 딛고
새 희망 새 삶으로 나아가라고
자신의 등 아낌없이 내주고
땅에 바싹 엎드린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무지무지 크고 착한 달
인디언,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달력을 아시는가. 이들은 열두 달을 숫자로 부르지 않고, 자연과 뭇 생명들을 관찰해 이름을 붙였다. 부족에 따라 달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자연과 생명이 변화와 삶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수우족은 1월을 ‘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이라 부르고, 2월은 ‘홀로 걷는 달’이니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고 속삭인다. 오마하족은 1월이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인데 반해 2월은 ‘기러기가 돌아오는 달’이다. 단 한 달 새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마법을, 2월의 자연과 생명은 보여준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중에서도 소수였던 위네바고족은 2월을 ‘물고기가 뛰노는 달’로 부른다. 테와푸에블로족에게 2월은 ‘삼나무에 꽃바람 부는 달’이다. 키오와족은 아예 ‘새순이 돋는 달’이라며 에두르지 않고 봄을 표현한다.
2월엔 한 해의 계획을 다잡아 보고, 씨앗을 뿌려보자. 새순이 돋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