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든 스코티 세플러 이하 사진: 연합뉴스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세플러(미국)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07회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총상금 1,9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세플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1·7,62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의 성적을 낸 세플러는 공동 2위 선수들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PGA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세플러는 2022년과 지난해 마스터스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42만 달러(약 47억9,000만 원)다.
세플러가 우승 확정지은 후 모자를 벗어 오른손에 쥐고 힘껏 환호를 하고 있다
세플러는 이달 초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 이어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통산 투어 15승도 채웠다.
전날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앞선 단독 1위였던 세플러는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2타를 잃으며 한때 존 람(스페인)에게 공동 1위 자리를 내줬다.
9번 홀(파4)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치우친 바람에 보기를 한 세플러는 10, 11번 홀 연속 버디로 따라붙은 람과 9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세플러는 10번 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왼쪽 벙커로 들어갔지만, 버디를 잡고 다시 1타 차 단독 1위가 됐다. 이어 14번 홀(파3)에서도 한 타를 더 줄이며 2타 차로 달아났다.
세플러가 우승을 확정짓고 그린에서 캐디 테디 스콧과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세플러는 TV 중계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를 치르기는 항상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오늘 전반 9홀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반 9개 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7살 때 골프를 가르쳐준 랜디 스미스 앞에서 우승한 것에 대해 "그는 내게 골프의 모든 것을 가르쳐준 사람"이라며 "내게 가족과도 같은 분인데, 어떻게 말로 표현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존 람
반면 람은 16번 홀(파4) 파 퍼트한 공이 홀을 비껴가는 바람에 이날 첫 보기를 기록, 세플러와 3타 차로 벌어졌고 17번, 18번 홀 티샷한 공이 연달아 물에 빠지면서 2위에서도 밀려났다.
퀘일할로 클럽 16∼18번 홀은 '사형장으로 가는 통로'라는 의미의 '그린 마일'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악명높은 곳이다. 람은 올해 최종 라운드 그린 마일에서만 5타를 잃었다.
람과 함께 LIV 골프에서 뛰는 브라이슨 디샘보가 데이비스 라일리, 해리스 잉글리시(이상 미국)와 나란히 6언더파 278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사상 최다 타수 차 우승은 2012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의 8타 차다.
김시우
김시우는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람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이 대회 전까지 2021년 마스터스 공동 12위가 메이저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김시우는 첫 '메이저 톱10' 성적을 냈다.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였던 그는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4타를 잃는 난조 속에 한때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그러나 후반 들어 12번과 15, 16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10위 내 재진입에 성공했다.
16번 홀 그린 주위 칩인 버디로 기세를 올린 그는 17번 홀(파3)에서 약 3.3m 파 퍼트를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파4) 비슷한 거리 파 퍼트는 성공하면서 이 대회 상위 15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다음 시즌 PGA 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냈다.
김주형은 9오버파 293타로 71위, 안병훈은 13오버파 297타로 74위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맥길로이는 3오버파 287타로 공동 47위에 머물렀다.
또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잰더 쇼플리(미국)는 이날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 공동 2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