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까지 참여를 저울질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은 6월 19일 시공사 입찰 마감을 완료하고, 7월 19일 1차 합동설명회를 거쳐 8월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약 7000억 원 규모로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기에는 적지 않은 수준은 아니지만, 용적률이 157%로 낮아 수익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수주전에 뛰어든 대우건설은 김보현 사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며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2일 개포우성7차를 방문해 "강남 재건축 사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업 조건을 제시하겠다"며 "이익보다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역시 16일 입찰보증금 300억 원 중 150억 원을 현금으로 납부하며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로 인해 개포우성7차 수주전은 사실상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한 조합원이 대우건설 관계자가 조합원에게 개별적인 홍보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조합원은 관련 발언이 담긴 녹취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민원을 제기한 이 조합원이 삼성전자 소속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민원이 시공사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해당 조합원이 사전에 녹음을 준비했고, 홍보 요원이 도착한 후에도 설문 과정에서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질문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전에 준비된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민원은 해당 조합원이 삼성물산과 협의해 제기한 것이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만약 특정 건설사가 민원 제기에 개입했다면, 도시정비법상 조합원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찰에 앞서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며 "개별 홍보요원을 상대로 한 과도한 문제 제기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주 경쟁은 조합원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므로 필요하지만, 경쟁은 공개된 설명회 등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제기된 민원 방식이 상대 시공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개포우성7차는 1987년 준공된 802세대 규모의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35층, 총 1122세대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