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음석창 기자 | 고령화와 저출산, 1인 가구 증가로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은 이제 애완의 개념을 넘어 정서적 동반자이자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기준 우리 국민의 반려동물 양육률은 28.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역사회 곳곳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순천시는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반려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관광·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문화센터·놀이터·진료소 등 반려동물 친화도시 인프라 구축 속도
순천시는 2023년 전남 최초로 공공진료소가 결합된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개소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인근에 반려동물 실외놀이터도 문을 열며, 현재 시내에 총 3곳의 반려견 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센터 이용객 수는 개소 첫 해 6,100여 명에서 올해 1만 명을 넘기며 약 63%의 증가율을 보였고, 같은 기간 1,4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공공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2024년에는 유기동물에 국한됐던 진료 대상이 취약계층 반려동물로까지 확대되며, 전국 최초로 일요일 진료 서비스도 시작했다. 반려동물 보유 인구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실천형 복지정책이다.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도 활발하다. ‘멍냥시민학교’, 아동 대상의 ‘반려동물 교감캠프’,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는 ‘순댕이 순찰 봉사단’을 발족해 반려동물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새로운 ‘펫관광’ 패러다임 제시
순천시는 펫관광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내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고, 해당 시설은 현재도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다.
‘캠핑으로 그린아일랜드’, ‘댕댕나이트런’, ‘반려동물 문화한마당’ 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축제도 마련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코레일과 협업해 전남 최초 반려견 전용 열차 ‘순천 댕댕 트레인’을 운영하며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6월 15일에는 평소 반려동물 출입이 제한된 순천만국가정원에 하루 동안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펫데이 이벤트’를 열었다. 반려인 200여 명과 반려견 150마리가 함께한 이 행사는 정원에서의 산책과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문화에 대한 긍정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정부의 공식 인증으로 이어졌다. 순천시는 2024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지정되며 명실상부한 펫프렌들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반려산업 시장, 그린바이오 전략품목으로 ‘펫푸드’ 선정
순천시는 인프라 구축을 넘어서, 반려동물 산업 육성이라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고령화·1인가구 확산과 함께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이 뚜렷해지며,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은 2022년 8조 원에서 2032년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시는 3대 경제축 중 하나인 그린바이오 분야의 전략 품목으로 ‘펫푸드’를 선정했다. 반려친화 정책과 관광, 체험 콘텐츠와 연계된 산업 생태계 확장을 통해 지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순천시의 반려동물 정책은 복지의 범위를 넘어,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 그 안에서 정서적 안정과 경제적 활로를 함께 찾는 순천의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반려동물은 정서적 동반자이자 가족의 일원”이라며 “자연과 사람, 반려동물이 공존하는 반려친화도시 순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