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조짐…반도체 공급망·AI 수요 ‘이중 압박’

  • 등록 2026.03.11 0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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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에 헬륨·브롬 공급망 차질 우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물류 리스크 확대
유가 상승에 AI 데이터센터 운영비 급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수요 둔화 가능성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과 수요 구조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핵심 소재 공급 차질 가능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과 브롬 등의 공급망이 교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미애널리시스의 레이 왕 메모리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분쟁이 장기화하면 핵심 소재 조달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소재 생산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주요 국가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열을 외부로 전달하는 냉각 기능과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원소다. 현재 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소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중동에서 생산된 헬륨의 글로벌 운송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헬륨 컨설팅 업체 콘블루스헬륨컨설팅의 필 콘블루스 대표는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전 세계 헬륨 공급의 25%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도 최근 이란 드론 공격으로 산업단지가 피해를 입은 뒤 일부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헬륨 생산이 최소 수개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브롬 역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다. USGS에 따르면 전 세계 브롬 생산의 약 3분의 2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 이뤄지고 있어 중동 정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반도체 산업에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가 많은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엔비디아 GPU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도 급증해 왔다.

 

하지만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닝스타의 징지에 위 애널리스트는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소비가 3~5배 많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총소유비용(TCO)을 크게 높여 AI 인프라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AI 수요 증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메모리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두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전쟁 장기화로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HBM 공급 계약을 이미 확보했고 일정 수준의 재고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늦어지고 범용 D램 시장이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메모리 가격 약세와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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