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대신파이낸셜그룹의 부실채권(NPL) 투자사인 대신에프앤아이(F&I)가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2조원을 웃도는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NPL 매각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계 NPL 투자사들이 위험가중자산(RWA) 규제에 묶여 있는 점이 비은행계인 대신F&I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F&I는 당초 1,500억원 규모로 계획한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총 2조5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 2년물 700억원 모집에는 9,050억원, 3년물 700억원에는 1조300억원, 5년물 100억원에는 1,160억원이 몰렸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산출한 민평금리는 2년물 3.522%, 3년물 3.821%, 5년물 4.662%였다. 이번 수요예측 호조로 금리는 민평 대비 각각 -40.9bp, -54.9bp, -60.8bp로 결정돼 전 트렌치가 언더 발행됐다.
흥행에 힘입어 대신F&I는 발행 규모를 최대 3,000억원으로 늘렸다. 2년물은 1,000억원, 3년물은 1,700억원, 5년물은 300억원으로 확대했다. 발행 주관은 한국투자·신한투자·NH투자·삼성증권이 맡고, iM·SK·LS·키움증권이 인수단에 참여했다. 발행일은 11일이다.
최근 NPL 매각 시장은 2022년 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신F&I의 NPL 매입액도 3,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5,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 27%를 기록했다. 반면, 하나F&I·우리금융F&I 등 은행계 투자사는 RWA 규제 탓에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
대신F&I는 이번 조달 자금을 기존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고정금리부채권(SB) 상환에 투입해 차입구조 안정화를 꾀할 계획이다. 단기물보다 금리가 낮은 장기물로 전환하면 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이달 안에 대신F&I의 CP와 전단채 약 2,000억원, SB 76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일부 금리는 최대 5.12%에 달해,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