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들, 2분기 실적 ‘깜짝 호조’…비결은 소비 아닌 비용 절감

  • 등록 2025.09.04 06: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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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주요 기업들이 올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성장의 동력이 소비 확대가 아니라 인력 감축과 신기술 도입 같은 비용 절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스터베버리지, 에스티로더 등 다수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였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류업체 CH로빈슨월드와이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음에도 생산성 향상으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자동화 전환으로 2022년 이후 생산성이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스티로더는 감원과 가격 인상으로 이익 개선에 나섰으며, 몬스터베버리지는 소규모 부문 인력 감축과 공급망 조정을 통해 총이익을 확대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13% 늘었지만 매출 증가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사주 매입 효과도 실적 개선을 부추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 중심의 호실적이 장기적으로 경기 둔화 조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이 단기적 이익을 보장했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경기 위축 국면에 진입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악화되고 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8.2로 전달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고 외식·여가·생활용품 소비도 감소세를 보였다. P&G에 따르면 스낵과 기저귀 등 주요 생활필수품의 판매 빈도도 줄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도 인력 축소의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다. 채용 컨설팅업체 코른페리 조사에서 응답자의 40% 이상이 관리직 축소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상당수는 회사가 방향성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성과가 좋은 직원조차 고용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처럼 2분기 ‘깜짝 호실적’ 뒤에는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소비 여력 약화와 인플레이션 압박이 이어진다면, 이번 실적 개선은 오히려 경기 둔화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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