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지배력 강화 ‘승계 퍼즐’ 남아

  • 등록 2025.10.22 12: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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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회장 승진·권오갑 명예회장 용퇴 맞물려 오너 3세 체제 본격화
하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부친 정몽준 이사장 손에…지배력 확대 과제 남아
정공법 위주 지분 매입으로 한계…세 부담·주담대 구조도 변수
시장 전문가 “증여 통한 지배력 강화가 가장 현실적 시나리오”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HD현대그룹이 오너 3세 체제로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권오갑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룹 내 지배권 구조 변화가 예고됐다. 다만 정 회장의 실제 소유 지분은 6.12%로, 최대주주인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6.6%)과 격차가 커 지배력 확대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HD현대그룹은 최상위 지주사 HD현대로를 중심으로, 조선사업 HD한국조선해양과 건설기계 사업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두 개 중간지주사를 통해 단순한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 일가는 HD현대 지분만 확보하면 그룹 전체를 통제할 수 있지만, 정 회장은 아직 개별 자회사 소유가 거의 없고, 증여 외에 단번에 지배력을 높일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정 회장은 2018년 경영지원실장 재직 당시 KCC 주식을 매입하며 HD현대 지분 5.10%를 확보, 핵심 주주 명단에 올랐다. 이후 장내 매입과 소량 자사주 확보를 거쳐 현재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사용된 자금 3540억 원 중 대부분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현금으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 회장이 지난해 0.62%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 전후로 부친은 500억 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추가 실행했다. 전문가들은 “아들의 지분 확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실행된 대출이 결과적으로 승계 속도를 늦춘 셈”이라고 분석한다.

 

지배력 확보를 위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 이사장이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일부 지분을 정 회장에게 증여하는 방법, 또 다른 하나는 지분을 양도하는 방법이다. 다만 증여나 양도 모두 상당한 세 부담이 따른다. 증여 대상 평가액이 30억 원을 넘으면 최대 50%의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주식담보대출 상환 문제도 남아 있어 마진콜 발생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HD현대 지배구조는 단순화돼 있지만 개인 소유 회사가 없고, 자본시장 활용 가능성도 제한적이어서 결국 증여를 통한 지배력 강화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정기선 회장의 회장 승진과 오너 3세 체제 확립은 확정적이지만, 실제 그룹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하기까지는 금융 구조, 세 부담, 주식 담보 상태 등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는 상황이다. 향후 정 회장의 지분 확대 전략과 부친의 지분 처리 방식이 HD현대의 미래 지배구조를 결정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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