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혜진이 4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에 실패하자 입을 크게 벌리고 '악' 소리를 내고 있다. 이 퍼트만 성공했으면 바로 우승이 확정됐다. 이하 사진: AP=연합뉴스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다 잡아 놓은 우승을 놓쳤다"
최혜진(26)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만 해도 2위에 4타 차로 앞서 있던 최혜진은 최종 4라운드에서 선두권 선수들(톱10) 중 유일하게 오버파, 1타를 잃고 연장전서 패해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는 2022년 LPGA 진출 후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아깝게 잃고 말았다. 이로써 123번째 대회에서도 첫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최혜진의 티샷
최혜진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가 된 최혜진은 야마시타 미유(일본), 해나 그린(호주)과 동타를 이뤄 이어진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은 야마시타에게 패하며 준우승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9승을 거두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현재 LPGA 투어에서 '우승 없는 선수 중 상금 1위'다.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584만4,969달러(약 83억3,000만 원)를 벌었다.
올 시즌 앞서 한 차례 준우승(6월 마이어 LPGA 클래식)이 있었던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1∼3라운드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첫 우승을 눈 앞에 뒀으나 아깝게 기회를 놓쳤다.
최혜진은 전반 8번 홀(파3) 버디와 9번 홀(파4) 보기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10번 홀(파5)에선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많이 가는 바람에 다시 보기를 해 한 타 차로 쫓겼고, 11번 홀(파3)에선 버디를 잡아낸 같은 조의 해나 그린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
이후 경기 중반 한때 야마시타, 김아림, 지노 티띠꾼(태국)까지 5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는 혼전이 펼쳐졌다.
그린과 야마시타가 치고 나간 가운데 챔피언 조가 14번 홀을 치르고 있을 때 번개로 경기가 1시간 안팎 중단되기도 했다.
경기 재개 이후 16번 홀(파4)에서 최혜진은 모처럼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에 복귀해 우승 경쟁을 이어 나갔다.
먼저 경기를 마친 야마시타와 18언더파 동타이던 18번 홀(파5)에서 최혜진은 버디 퍼트를 실패해 결국 연장전에 들어갔다. 17번 홀(파4) 보기를 마지막 홀 버디로 만회한 그린도 연장전에 합류했다.
최혜진은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에서 티샷한 공이 왼쪽 10번 홀 쪽에 떨어졌고, 이후 또 한 번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돼 1시간 정도 뒤에야 두 번째 샷을 했다.
두 번째 샷한 공을 10번 홀 티잉구역 쪽으로 보낸 최혜진은 3번째 샷한 공을 그린에 잘 올렸으나 버디는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야마시타가 까다롭게 휘어지는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해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야마시타 미유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올해 LPGA 투어 신인인 야마시타는 8월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린 선수는 티띠꾼(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10월 뷰익 상하이)에 이어 야마시타가 두 번째다.
야마시타는 3라운드까지 최혜진에게 8타 차로 뒤졌으나 이날만 7타를 줄이며 연장에 합류한 뒤 역전승했다.

야마시타 미유의 아이언 샷
직전 대회인 BMW 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영이 6타를 줄이며 공동 4위(17언더파 271타)에 올랐고, 김아림과 세계랭킹 1위 티띠꾼도 4위에 자리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후루에 아야카(일본)는 공동 9위(16언더파 272타)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LPGA 투어에서 톱10 성적이 없는 신인 윤이나는 11위(15언더파 273타)에 올라 한 타 차로 톱10을 놓쳤다.
유해란은 공동 13위(13언더파 275타), 임진희는 공동 23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