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영풍 석포제련소가 구축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이 수질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친환경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각 지자체가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ZLD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장을 꾸준히 찾으면서, 환경과 산업의 공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확인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원 영월군청 전략산업팀이 제련소를 찾아 ZLD 설비 전반을 직접 살폈다. 영월군은 텅스텐 기반 첨단소재단지를 추진하며 공공폐수처리시설에 무방류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기술적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견학이었다.
이보다 앞선 10월에는 한 광역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염색산업단지 이전 계획과 연계해 무방류 시스템을 검토하려고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또 다른 광역단체가 2차전지 산업단지 구상에 참고하기 위해 석포제련소를 찾는 등 ZLD를 향한 행정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영풍은 2021년 약 460억 원을 투입해 제련업계 최초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정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100% 재처리해 다시 공정용수로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이 설비가 가동되면서 제련소는 연간 약 88만㎥의 공업용수를 절감하고, 낙동강 상류의 수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ZLD 도입 이전에도 법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정화된 폐수를 배출했지만, 무방류 체계가 가동된 뒤에는 배출 자체가 사라졌다. 제련소 상·하류 수질 측정망에서는 주요 오염물질이 검출 한계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멸종위기 1급 수달의 지속적 서식도 확인되고 있다.
영풍은 ZLD를 포함해 전체 공정의 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마련한 후 지난해까지 약 4,400억 원을 투입했으며, 매년 1,000억 원 안팎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습식공장 하부 1만7,000평 규모에는 콘크리트와 내산벽돌, 라이닝을 결합한 3중 차단시설을 설치했다. 공장 외곽 3km에는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을 구축해 오염물질이 외부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했다. 현재는 하루 평균 450톤의 지하수를 양수·정화해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ZLD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수를 재활용하는 공정으로, 지역 수계 보호와 자원순환을 동시에 이뤄내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과 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석포제련소의 ZLD가 각 산업단지의 지속가능성 논의에 실질적 참고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향후 다른 분야로도 기술 확산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