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업 통보했는데도 “렌탈료 정상”…청호나이스, 채권추심 논란 이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 등록 2026.01.24 19: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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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사실 알렸지만 서비스 기사 계속 파견
분쟁 중 자동결제 강행…소비자 “기계적 폭력”
이경은 회장 취임 후에도 반복된 관행, 책임론 불가피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가게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수차례 통보했음에도 청호나이스(회장 이경은)가 정수기 렌탈료를 계속 부과하고 서비스 기사까지 반복적으로 파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채권추심 문제로 한 차례 공론화된 사안임에도, 회사의 대응 논리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 민원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강원 평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재작년 11월 폐업한 A씨는 청호나이스 측에 영업 중단 사실과 정수기 철거·보관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다. A씨는 “가게를 닫았고 정수기는 떼어 창고에 보관 중이며 반환 의사가 있다”는 점을 수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호나이스 측의 설명은 일관됐다. 상담 직원은 “제품을 아직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렌탈료는 정상 발생한다”며 “고객센터에 명확한 반환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서비스 기사 방문과 요금 부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폐업 사실을 인지하고도 내부 공유나 선제적 조치는 없었고, 판단 기준은 오로지 ‘반환 접수 여부’에만 맞춰져 있었다.

 

◇ 사용하지 않는 제품, 계속된 요금 청구

 

A씨는 “폐업 상태인데도 필터 점검을 하러 오겠다는 전화가 여러차례나 왔다”며 “사용하지도 않는 정수기에 대해 요금을 내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청호나이스 측은 “폐업은 개인 사정일 뿐 계약 중단 사유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통화 과정에서 상담 직원은 자동차 렌탈을 예로 들며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 기간 중에는 요금이 발생한다”는 논리를 폈다. 정수기가 실제로 사용 불가능한 상태인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는지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 채권추심 논란 보도 이후에도 ‘같은 주장’

 

문제는 이 사례가 이미 지이코노미 지난해 11월 11일자「‘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채권추심’…폐업 소상공인 이중 피해, 청호나이스 규제 시급」보도를 통해 한 차례 공론화됐다는 점이다.

 

당시 보도에서는 한 달 연체를 이유로 두 곳의 채권추심사에 동시에 위탁해 강도 높은 추심이 이뤄졌고, 받지 않은 서비스 요금까지 청구되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2차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지적됐다.

 

그럼에도 이번 통화에서 청호나이스 측은 해당 보도 이후에도 “규정상 문제 없다”, “렌탈료는 정상 발생”이라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부 기준을 재점검하거나 예외 적용을 검토했다는 설명은 없었다.

 

◇ 분쟁 중 자동결제까지 강행

 

논란을 키운 것은 지난 1월 23일 렌탈료 자동결제가 실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반환 절차와 위약금 문제를 두고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요금이 인출되자, A씨는 “고객 동의 없는 기계적 결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분쟁 조정 절차 자체를 무력화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회수 전까지 무조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사실상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라며 “이는 계약 관리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압박에 가깝다”고 말했다.

 

◇ 이경은 회장 취임 이후에도 유지된 관행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현장 직원의 대응 문제가 아니라, 청호나이스 렌탈 운영 전반이 어떤 기준과 경영 철학에 따라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이경은 회장이 지난해 8월 공식 취임한 이후에도 이러한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 논란은 최고경영진으로 향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이경은 회장 취임과 함께 ‘인간존중’과 ‘창신(創新)’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새로운 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고객의 삶이 멈춘 상황에서도 요금만 정상 작동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경영 철학과 현장 운영 사이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후속보도 예고·제보 접수

 

지이코노미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청호나이스의 렌탈 계약 종료 및 폐업 고객 관리 기준, 자동결제 운용 방식, 채권추심 판단 구조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러한 관행이 이경은 회장 취임 이후 충분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배경과 책임 구조에 대해서도 후속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본지는 청호나이스 렌탈 계약과 관련해 △폐업 후 요금 청구 △받지 않은 서비스 비용 부과 △채권추심 위탁 △자동결제 강행 △신용등급 불이익 등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제보를 접수한다. 제보자는 계약서, 통화 녹취, 문자·결제 내역 등 객관적 자료를 함께 제공할 경우, 사실 확인을 거쳐 연속 보도 및 제도 개선 논의에 활용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렌탈업계가 민간 계약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 관할 당국이 개별 기업의 내부 기준뿐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책임과 통제 구조까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기업이 내세운 가치와 실제 소비자 대응 사이의 괴리가 확인될 경우, 이는 청호나이스를 넘어 렌탈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논의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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