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한 국내 증권사들에 대해 대규모 과태료를 부과했다. 판매 녹취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투자 위험 고지를 소홀히 한 점이 불완전판매로 판단됐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주요 증권사 6곳에 대해 총 32억 원 규모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고난도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법령상 요구되는 녹취·설명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제재 사유다.
가장 많은 과태료를 부과받은 곳은 KB증권으로, 총 16억8000만 원이 부과됐다. 이어 NH투자증권이 9억8000만 원, 미래에셋증권 1억4000만 원, 한국투자증권 1억1000만 원, 삼성증권 1억 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받았다.
금감원 조사 결과, KB증권 일부 지점은 2021년부터 약 2년 10개월 동안 개인 일반투자자에게 H지수 ELS를 판매하면서 녹취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판매 규모는 약 1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직원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온라인 가입 절차를 대신 진행하는 방식으로 녹취를 회피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요구되는 숙려기간 동안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손익 구조와 예상 수익률 설명 과정에서 녹취를 남기지 않았고, ELS 광고 메시지에 원금 손실 가능성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가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약 체결을 계속 권유해 부당권유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온라인 판매 과정에서 녹취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과태료 부과를 시작으로 홍콩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업계 전반에 대한 추가 점검과 후속 조치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