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가 양성평등 정책의 무대를 한층 넓히며, 현장 중심 지원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2026 양성평등기금 공모사업’ 접수를 통해 청년 세대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을 본격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보조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 전반의 성평등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가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공모는 예산 규모부터 달라졌다. 전남도는 전년보다 9000만 원을 늘려 총 2억 원을 편성했다. 사업당 최대 지원액도 1200만 원으로 상향됐다. 그만큼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성과 완성도를 갖춘 사업을 뽑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원 분야도 한층 세분화됐다. 일반 분야에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 성평등한 사회참여 확대,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 사업이 포함됐다. 지역 곳곳에서 이어져 온 생활 밀착형 성평등 활동을 더욱 탄탄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기획 분야가 새롭게 더해졌다. 2030 청년세대를 겨냥한 성평등 공감대 형성 프로젝트와 디지털 성범죄·교제폭력 예방 사업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공간과 일상 속 관계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미다. 최근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범죄, 데이트 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점도 주목된다.
전남도는 이번 공모를 통해 ‘현장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체의 활동 이력과 사업 내용, 지역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형식적인 계획서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된다.
참여 대상은 전남에 주사무소를 둔 단체와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다. 양성평등 촉진, 여성 인권 보호, 복지 증진 활동 경험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서류 심사 이후 전남도양성평등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대상이 결정된다.
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회도 마련됐다. 오는 5일 오후 2시, 전남여성가족재단 강의실에서 사전 사업설명회가 열린다. 공모 절차와 평가 기준, 사업 운영 방향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실무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이번 공모를 계기로 양성평등 정책의 무게중심을 ‘제도’에서 ‘현장’으로 옮긴다는 방침이다. 행정 주도의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역 단체와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 속 변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계산이다.
유미자 여성가족정책관은 “예산 확대와 기획 분야 신설로 정책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며 “청년 세대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이 지역 곳곳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이번 공모가 지역 성평등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예산 확대에 걸맞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