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임신 중 어머니의 장 건강 상태가 태어날 자녀의 평생 장 면역 체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은수 교수 연구팀(경북대 이지민 박사, 부경대 김민지 교수, JD바이오사이언스 이호열 박사, 경북대 신재호 교수)은 임신 중 대장염으로 인해 붕괴된 모체의 불균형한 장내 미생물(Dysbiosis)이 자녀의 장 발달과 면역 형성 과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 모체의 장 염증, 자녀의 장벽 보호 기능 약화 초래
연구팀은 동물 실험 모델을 통해 임신 중 대장염을 앓은 모체에서 태어난 자녀의 장 환경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모체의 장 염증은 자녀에게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의 결핍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익균 결핍은 자녀의 장 줄기세포 증식을 방해해 장벽 보호 기능을 크게 약화시켰으며, 결과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대장염에 훨씬 더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임신 기간 동안 ‘관해 상태(증상이 조절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의 건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 생후 초기 ‘골든타임’ 치료로 예방 가능성 열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모체로부터 건강한 미생물을 물려받지 못했더라도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치료의 골든타임(Therapeutic Window)’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생후 초기 단계에서 분변 미생물 이식(FMT)이나 특정 유익균 보충을 시행할 경우, 자녀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정상화되고 장벽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선제적 조치는 성인기 대장염 발생 위험을 낮추는 강력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
김은수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이번 연구는 임신 중 장내 미생물 관리가 자녀의 평생 건강을 설계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임신 중에도 안심하고 치료를 지속하여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에게 건강한 미생물 유산을 물려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npj Biofilms and Microbiomes’ 최근호에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