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영암군이 산업 유산 재생부터 돌봄, 청년 주거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흩어져 있던 사업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정주 여건 다지기’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방치됐던 폐산업시설의 변신이다. 영암군은 지난 16일 영암읍 (구)대동공장에서 문화재생사업 안전기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곳은 정미소와 양곡창고 등으로 쓰이다 산업 구조 변화 이후 약 70년 가까이 멈춰 있던 공간이다.
군은 이 부지를 단순 정비를 넘어 ‘기억을 품은 공간’으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총사업비 226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1단계로 농산물 가공센터, 농가레스토랑, 커뮤니티센터, 수제맥주 양조장, 문화예술 아뜰리에 등을 채워 넣는다. 이어 대동라운지, 교육체험시설, 메모리얼가든까지 확장해 산업·문화·관광이 뒤섞이는 복합 거점으로 키워간다.
지난해 ‘문화창고, Let’s go 대동’ 행사로 공간을 먼저 열어 주민 의견을 모았던 과정도 반영됐다. 닫혀 있던 장소를 ‘열린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상반기 1단계 조성이 마무리되면 주민 참여 프로그램 ‘쌀랑쌀랑 문화마당’도 운영해 공간에 숨을 불어넣는다.
같은 흐름에서 돌봄 체계도 손질에 들어갔다. 영암군보건소는 18일 영암한국병원, 독천한국의원과 손잡고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장기요양 수급자가 집에서 진료와 건강관리, 돌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꾸려 방문진료와 지역 자원을 연계하는 구조다. 기존 참여기관에 이어 의료기관이 추가되면서 서비스 범위도 넓어졌다. 병원 중심에서 생활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는 ‘현장 밀착형 돌봄’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청년층을 겨냥한 주거 지원도 함께 가동된다. 영암군은 월세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사업과 취업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을 병행 추진한다.
1인 가구 청년에게는 월 최대 10만 원, 취업 청년에게는 최대 20만 원까지 각각 1년간 지원이 이뤄진다.
대상은 소득 기준과 주거 조건을 충족한 무주택 청년으로, 오는 3월 27일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
폐공간을 문화로 바꾸고, 집 안까지 의료를 끌어들이고, 청년의 주거 부담을 낮추는 흐름이 한 축으로 이어진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대동공장은 한때 지역 산업을 상징했던 공간”이라며 “이제는 군민의 일상과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거점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생활 기반을 하나씩 다시 엮어가는 영암군의 행보가 지역에 어떤 변화를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