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신약과 수출을 양축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우며 ‘30조 매출 시대’에 진입했다.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질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매출 5000억 원 이상 또는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한 2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합산 매출은 30조26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6조8142억 원) 대비 12.8% 증가한 수치다. 단순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까지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성장의 중심에는 바이오 대형주가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수주 확대와 4공장 가동 효과를 바탕으로 매출 4조5570억 원을 기록하며 5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영업이익도 2조 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초 기록을 세웠다. 셀트리온 역시 통합법인 출범 이후 미국 직판 체제 안정화와 바이오시밀러 확대에 힘입어 매출 4조1625억 원, 영업이익 1조1685억 원을 달성했다.
전통 제약사들도 신약 효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2년 연속 매출 2조 원을 넘겼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한미약품 역시 자체 개발 복합제 중심의 고마진 구조를 강화하며 영업이익률 16%대를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성장세에 힘입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 본격화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파마리서치와 휴젤은 각각 3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과거 내수 중심이던 사업 구조가 글로벌 기술료와 완제품 수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확보된 현금은 다시 미래로 향하고 있다. 삼성 계열은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투자에 나섰고, 유한양행은 비만 치료제와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상업화 성공 → 자본 축적 →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향후 관건은 연구개발 성과와 글로벌 허가 일정이다. 주요 기업들이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글로벌 허가 단계에 진입한 국산 신약은 20여 개에 달한다. 업계는 “확보한 자본을 얼마나 빠르게 기술 확보와 해외 진출에 투입하느냐가 향후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