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박기훈 기자 golf0030@daum.net]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대회에서 라운드 도중 개가 골프볼을 물고 달아나는 보기 드문 해프닝이 일어졌다.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지난 5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킹스반스 링크스(파72, 7,150야드)에서 열린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 2라운드 12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위해 그린을 살피던 중 황당한 상황에 마주했다. 개 한 마리가 달려와 케이시의 공을 입에 물었기 때문이다.
케이시는 개에게 공을 홀 쪽으로 가져오라고 손짓했지만, 개는 공을 문 채 달아나버렸다.
새로운 공으로 경기하려던 케이시는 관중 한 명이 13번 홀 쪽에서 개로부터 공을 되찾아줘 원래 공으로 경기를 이어나갔고, 버디를 기록한 케이시는 경기가 끝난 뒤 개에게 공을 선물했다.
케이시는 “우리가 12번 홀에서 티샷을 할 때 개가 처음 나타나 우리를 쫓아 그린까지 달려왔다. 9m짜리 이글 퍼트를 앞두고 있었는데 개가 공을 물고 13번 홀 쪽으로 달아나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공을 찾은 곳에서 경기를 재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간 공황에 빠졌었다”고 회상했다.
폴 맥긴리(아일랜드)와 팀을 이뤄 케이시-마이클 펠프스(미국)와 함께 포볼 경기를 펼친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는 “우리 조에서 많은 일이 있어서 즐거웠다. 개가 나타난 뒤 내 티샷이 330야드나 날아갔기 때문에 행운의 상징인 것 같아 데리고 다니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개가 볼을 물고 달아나는 경우 국외자에 의해 볼이 움직였기 때문에 벌타는 없으며 원래 볼이 놓였던 지점에서 그 볼로 플레이하면 된다. 볼을 회수할 수 없을 때는 다른 볼로 경기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