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칼럼] 올 7월, 12만년 만에 가장 뜨거운 더위, 태양은 피할 수 없다

2024.06.30 10:50:23

지난 6월 강원도 강릉에서 2024년 첫 열대야(熱帶夜)가 발생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로 광주에서는 37.2℃로 이전 기록(36.7도, 1958년 6월 25일) 광주와 함께 경주도 37.7℃ 기상관측 이래 37도를 처음 넘어섰다. 12만년 만의 가장 더운 이름이라 한다. 첫 폭염경보는 최북단인 강원도에서 발생함으로 평창의 00 골프장에서는 골프를 즐기던 골퍼가 폭염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어 목숨을 겨우 건진 사고도 있었다.

 

WORDS 이원태

 

이번 폭염은 전국을 뒤덮은 이동성 고기압의 결과다. 맑게 갠 하늘에서 강한 햇볕이 쏟아지며 지표면이 달궈지며 기온이 높게 상승했다.

더욱이 이동성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약하게 들어오면서 기온 상승을 더욱 부추겨 전국의 골프장에서는 폭염에 의한 온열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7월부터는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7월 하순~8월 중순까지 지속적이고 습윤한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적인 재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에 골퍼들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온열 사고

전남지역 바다 매립지인 00 골프장은 바다를 매립한 특성상 넓은 개활지에 부족한 수목으로 인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지 못함으로 여름철 온열질환의 가능성이 높은 골프장이다. 50대 후반의 김00(59세, 女)씨는 사고 당일 오후 기온 35℃를 기록한 더운 날씨에 페어웨이를 걸어가다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열사병 진단을 받은 그는 일주일간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하였으나 당분간 골프를 즐기지 못할 정도의 후유증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폭염 경보가 발령된 양산의 00골프장에선 60대 박00(67세, 男)씨가 오전 11시경 경기 후반 마지막 9번 홀 그린에서 퍼팅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날 양산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3℃의 무더운 날씨였다. 박 씨는 평소 심혈관질환으로 심장병 약을 먹고 있었고, 전날 저녁에 친구들과 음주하고, 늦잠에 새벽 골프로 이어지면서 수면 부족 상태에서 라운드하다가 체력 저하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것이다.

 

“2024년은 슈퍼 엘리뇨 영향으로 극단적 날씨 예상”

영국의 위대한 극작가 노엘 카워드는 ‘햇살이 강한 한낮에 바깥에 나가는 것은 미친개와 영국인뿐’이라 말했지만, 이는 한국인의 근성을 잘 모르고 한 말일 것이다. 기온 35℃, 습도가 85%인 한낮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인뿐이라 한다. 폭염으로 라운드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하는 결과는 119 이송 현황을 보면 잘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OO 골프장에서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서울에서 온 유00(62세) 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같은 날 오후 춘천의 OO 골프장에서 라운드 중이던 최00(61세)씨가 땀을 많이 흘리면서 근육 마비 증상을 동반하는 열경련으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당일 충주의 OO 골프장에서 필자의 앞 팀 골퍼(70대 정도)가 더위로 인한 증상인 창백한 일사병으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골퍼에게 흔히 나타나는 여름철 질환은 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들이다. 이는 페어웨이에서 습도가 높은 잔디에서 뿜어내는 높은 열기와 뜨거운 태양열에 장시간 신체가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캐디도 폭염은 피할 수 없다

폭염 피해는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장 필드 위의 온도는 35℃~40℃ 내외이다. 지열까지 더해지면 체감온도는 무려 44℃까지 치솟는다. 자외선에 노출되어 시신경 손상에 이어 햇볕과 지열에 화상까지도 입는다. 지난해 7월에는 충남의 00 골프장에서 40대 캐디가 폭염 속에 일하다 쓰러져 보름 만에 사망하였다. 캐디에게 40분 근무, 10분간의 휴식과 그늘막, 얼음팩 등의 지원이 최소 안전장치지만 근무 환경이 이를 지키기 어렵다고 한다. 올해는 유독 장기간 폭염이 예상됨으로 온열질환자가 평년보다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총 2,818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 이 중 32명이 사망하였다.

 

이는 2022년 대비 80.2% 증가한 수치이며 폭염으로 인한 하루 최대 사망자 수는 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대구에서는 전날 비 온 후 다음 날 기온이 33℃를 넘었고, 서늘하다는 강원도조차 고온 건조한 기상의 영향으로 산불 피해까지 계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폭염으로 인한 119 이송은 평소의 3배 이상이었다. 2024년 여름,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더욱 심각해진 기상이변으로 인한 올해 7월의 폭염과 폭우 등에 대비하여 건강을 지키도록 하며 너무 더운 날씨에는 라운드 자제하면 좋겠지만, 불가피한 경기를 하는 경우라면 좀 더 안전한 라운드할 수 있도록 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폭염 관련, 온열 질환 등 태양을 피하는 방법

30만 평이 넘는 대자연 골프장의 자랑은 비단결같이 넓게 분포된 푸른 잔디이다. 하지만 이 잔디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생육이 쇠퇴한다. 대기 온도 55℃ 이상이거나 지상부 온도 32℃ 이상, 토양온도 25℃ 이상이면 뿌리의 생장이 멈춘다. 이런 페어웨이에서 활동하는 골퍼는 생장이 멈춘 잔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도를 직접 체감하므로 더위에 더욱 취약해진다.

 

미국심장학회(AHA)는 기온이 32℃ 이상 올라가면 심근경색 환자가 20% 늘어나고,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씩 증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낮 기온이 32℃ 이상일 때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조치는 충분한 수분(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60~7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40% 정도는 세포 내에 함유되어 있다. 운동 중 탈수로 인한 돌연사 예방을 위해 내 몸에 맞는 올바른 수분 섭취 방법을 반드시 숙지하여야 한다. 폭염 예방, 가장 지름길, 물이 많이 마시는 것이다. ‘물을 마시고 싶다.' 할 때는 이미 갈증을 느낀 상태이다.

 

여름철 18홀 라운드에는 보통 3,000C 정도의 땀(성인 70kg 기준)을 흘린다. 라운드 도중에 갈증을 느낀다면 이미 탈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수분 공급 부족으로 인한 탈수나 두통, 구토, 현기증 등으로 고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운동 중에 수분을 섭취할 기회, 땀을 흘리는 양, 골프 라운드의 강도 그리고 날씨나 주변 환경 등은 개인의 발한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여 온열 증상 발생을 막아야 한다. 라운드 도중에 틈틈이 소량의 수분이라도 섭취하도록 한다.

 

물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은가?

인간은 운동 중 손실된 수분을 반드시 채워줘야 한다. 이때 감소분보다 1.5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운동 후 자신의 체중이 평소보다 1kg 정도 감소하였다면 1kg의 1.5배인 1.5ℓ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체중이 손실된 만큼의 수분보다 약 50% 정도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이유는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 손실분도 보전하여 체액의 균형을 유지·조절하기 위한 것이므로 운동 후에도 충분한 수분 보충으로 전해질 결핍과 체액을 충분히 보충하여 몸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한다.

 

무더위를 걱정하는 선조들의 지혜

땡볕에서의 라운드 준비로 운동 전에 충분히 수분을 보충하고 염분과 포도당이 든 음료도 충분히 섭취한다. 음료수는 사이다, 콜라 같은 단맛은 피하고 운동하면서는 30분 단위로 물로 목을 축인다. 이외 체온을 낮춰주는 얼음팩, 미니 선풍기, 물수건 등도 준비하도록 한다. 많은 골퍼가 라운드 중 냉커피를 마시는데 카페인의 이뇨 작용이 체내 수분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게 좋다. 또한, 맥주나 막걸리 같은 술도 피하도록 한다. 알코올이 체내 들어가면 분해와 배출을 위해 더 많은 수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골프 라운드는 가능하면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는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야간 라운드를 이용한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골프를 자제하고 꼭 골프를 해야 할 때는 챙 넓은 골프 모자, 밝고 헐렁한 옷이나 반바지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시니어 골퍼들은 체온 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지므로 더위에 특히 주의한다.

 

강한 태양에서 피부 및 자외선 차단 방법

뜨거운 태양 빛으로 인한 화상이나 피부 문제도 많이 생긴다. 피부 노화 방지를 위해 자외선 차단 지수(SPF)는 SPF 50이나 PA+++가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골고루 바르도록 한다. 얼굴만 하얗게 바르지 말고 목, 팔, 다리 등 태양에 노출되는 부위는 전체적으로 바르는 게 좋다. 최소 라운드 시작 30분 전에 바르고 두시간 단위로 덧바른다. 눈의 피로를 막는 선글라스도 필요하고 모자는 바이저 보다는 뚜껑 있는 캡을 착용하여 두피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양산은 반드시 휴대 사용하도록 한다. 복장은 기능성 옷을 선택하도록 한다. 최근 골프장은 반바지 라운드를 허용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폭염이 지속하는 한낮 주말에도 여전히 포화상태이다. 올여름은 폭염과 함께 비를 동반한 폭우까지 이상 기후가 예사롭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땡볕 골프’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어느 때보다 많아질 것이다.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폭염 속 여름 골프는 집중력과의 싸움이다.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필드를 공략하도록 한다. 이동은 카트를 이용하고 평소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고 편안한 스윙으로 점수를 지키는 라운드를 하도록 한다. 드라이버 티샷 역시 거리 욕심을 버리고 위험 구역(OB & hazard)을 피하는 샷으로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골프를 즐기도록 한다. 아울러 올여름 건강한 라운드를 위해 폭염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 모든 골퍼가 폭염, 열대야 등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감당해야 할 여름 환경이 있다. 무자비한 폭염으로 인해 “육칠월 더위에 암소 뿔이 빠진다”는 옛말도 있고, 심지어는 해가 넘어가는 저녁때인 “칠월 저녁 해에 황소 뿔이 녹는다”는 말도 있다.

 

WINTER IS COMING

 

올 7월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역대급 폭염’이라 한다.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UN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올여름은 지난여름보다 더 더울 수 있으며, 앞으로 매년 인류는 여름마다 더 강한 폭염을 겪어야 할 것이라 경고하였다.

이제 골프 마니아들이 매년 ‘역대급 폭염’을 겪을 것을 가정하고, 그만큼 철저한 대응을 하여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골퍼들이여!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오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눈앞에 다가온다. 폭염을 지혜롭게 넘기면 골퍼들이 그리워하는 가을. 그리고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폭염에 대비한 온열 질환 치료법

열경련 응급처치 방법 : 먼저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다리는 약간 놓게(30cm 정도), 체온은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며 경련 중인 근육을 쉬게 한다. 다음 수분을 공급하는데, 의식이 있어 물을 마실 수 있으면 전해질 보충을 위해 식염 1/2~1/4 티스푼을 물 한 컵에 타서 마시게 하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온 음료(스포츠음료)를 마시게 한다.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병원으로 이송해 주사(링거)로 전해질 용액을 공급해 준다.

 

일사병 응급처치 방법 : 환자를 시원한 그늘로 옮겨 다리를 높게 눕히고 물수건이나 부채로 신속히 온도를 낮추어 주면 쉽게 회복된다. 현장처치만 잘하면 병원까지 이송할 필요는 없다.

 

죽음에 이르는 열사병 응급처치 방법 : 열사병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는 사망하게 된다. 환자의 회복은 응급처치의 신속함과 효율성에 달려 있다. 우선 그늘로 이동하고 안정을 취하게 한 후 의복을 제거하고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환자를 덮고 바람(부채, 선풍기)을 불어준다.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인다. 이렇게 한 후 0.1%의 식염수를 15분 간격으로 투여하고 가급적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한다. 반드시 의사의 처치가 필요하다.

 

이원태 기자 zeil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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