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골퍼의 반바지 허용, 잘한 일이다

  • 등록 2024.07.11 15: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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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발맞춰 관행도 바뀌는 것이 순리

지이코노미 김대진 편집국장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7월 11일 개막한 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에서 참가 선수들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이에 따라 이날 상당수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오전 6시 50분 1번과 10번 홀에서 첫 팀으로 각각 출발한 김용태와 박경남이 반바지를 입고 티샷을 했다. 이들은 56년 역사를 지닌 KPGA 투어에서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한 첫 선수로 남게 됐다. 굳이 따지자면 김용태가 첫 번째 선수였다. 같은 시각 서로 다른 홀에서 출발했지만 3명이 속한 팀에서 티샷 순서가 김용태는 1번, 박경남은 2번이었다.

이들 외에도 오승현, 이준석, 문경준, 김동은, 케빈 전(뉴질랜드), 김비오 등이 반바지를 입었다.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고 플레이를 하는 데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용태는 “더운 날씨에 훨씬 플레이하기 수월할 것 같아 반바지를 착용했다. 긴 바지보다 착용감이 편하다”고 했다. 이준석도 “더위를 많이 타는데 여름에 항상 긴바지를 입어야 해서 힘들기는 했다. 반바지를 입어서 정말 좋다”고 만족을 표했다. 문경준은 “통풍도 잘되고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더운 지역에 가면 항상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서 어색함은 없다”고 밝혔다.

 

김용태가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반바지를 입고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PGA)

 

KPGA는 개막 하루 전 “대회 기간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돼 선수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한해 경기 중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지난달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

KPGA투어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KPGA투어 규정에는 6∼9월에 열리는 대회만 프로암과 연습 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을 수 있으며 대회 기간에는 주최측 논의 후 허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상의는 반드시 바지 안으로 넣어 입어야 하고, 무릎 기준 위, 아래로 10㎝ 이상 길거나 짧은 바지는 입을 수 없다. 트레이닝복 형태 반바지도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반바지 착용에 대해 아주 보수적이다. 프로암과 연습 라운드에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2월부터 허용된 조항이다. 선수와 달리 선수 캐디들은 우리나라와 미국이 현재 반바지를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LIV 골프는 선수들이 반바지를 얼마든지 입을 수 있다. 2022년 9월부터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선수들의 편의를 고려한 신선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시안투어도 마찬가지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대회마다 조건부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

이번 KPGA의 반바지 착용 허용에 대해 일각에선 “56년 전통이 무너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는다고 해서 품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펼치거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건 얼마든지 좋은 일이다. 트렌드에 맞춰 관행도 바뀌는 것이 순리다. 영원한 전통은 없다.

 

문경준과 김동은(오른쪽)이 군산CC 오픈 1라운드에서 반바지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제공: KPGA)

 

 

 

김대진 기자 djkim98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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