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스타의 대이동’ 국내 및 해외파 스토브리그 ②

  • 등록 2013.02.13 11: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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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이드 박기훈 기자 golf0030@daum.net / 사진 이배림 기자, 후원업체·KPGA·KPLGA 제공] 남녀프로골퍼들의 대형계약이 줄을 잇는 ‘스토브리그’가 돌아왔다.

원 소속사와 계약기간이 종료됐거나 소속이 없던 선수들은 겨울 휴식기를 맞아 속속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도 대형업체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2013년, ‘새 모자’로 바꿔 쓰고 필드에 나서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국내女, 일부 ‘비싼 몸값’ 부작용 곳곳서 드러나

‘대어’ 박인비, 유소연, 양제윤은 어디로

이제 남은 관심은 박인비(25), 유소연(23), 양제윤(21)의 거취다(2013년 1월 22일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퀸 박인비는 지난해까지 소속이 없었고 유소연은 한화, 양제윤은 LIG손해보험 소속이었다.



 

박인비는 빼어난 실력에도 2년째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 뒤 SK텔레콤과 계약했지만 2010년 시즌이 끝난 뒤 결별했다. 지난해에는 팬코라는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사기까지 당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의 몇몇 중소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조건이 현실과 맞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박인비는 물론 2010∼2011년 2년 연속 일본 여자 투어 상금왕에 올랐지만 메인 스폰서가 없는 안선주 경우도 해외 투어보다는 상대적으로 광고 노출 효과가 큰 국내 투어를 선호하고, 실력보다 외모를 더 따지는 국내 스폰서 시장의 풍토가 만들어낸 우울한 자화상”이라고 분석한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폰서들이 실력으로 선수를 평가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실력보다는 외모로 선수 후원을 결정하는 풍토가 생겼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2011년 한화그룹과 연간 3억원+α에 계약을 맺은 유소연은 지난해 LPGA 투어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과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여기에 LPGA 신인상 타이틀까지 획득하며 계약 당시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유소연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한화와 결별한 상태에서 대기업, 금융권 등 4~5개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세부적인 조항들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LIG손해보험과 2011년 후원계약을 체결했던 양제윤은 2012년 2승을 거둬 KLPGA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정상급 실력과 강심장, 여기에 미모까지 갖춰 스타급 대열에 합류했다. 당연히 스폰서 영입 1순위지만 ‘몸값’이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이 재계약을 추진 중이지만 금액 차이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 꺼질 수 있는 ‘몸값 거품’

최근 이웃 일본 골프계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일본 골프의 간판 스타 이시카와 료(21)의 후원 기업이었던 파나소닉이 더 이상 후원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2008년부터 이시카와의 스폰서로 나섰던 파나소닉은 최근 몇 년 사이 기업 상황이 어려워지자 ‘보증된 흥행카드’를 포기한 것이다.



 

이는 우리로써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만드는 사건이다. 그동안 기업들이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베팅한 만큼 ‘마케팅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를 포함 최근 몇 년간 여자 골퍼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따라서 일부 유명 선수들의 계약 소식만으로 봤을 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경기 침체 속에 많은 기업이 선수 후원 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특급 신인’ 김효주(18)가 롯데그룹에서 무려 5억원을 받은 것도 여자 선수들의 몸값이 급상승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톱클래스 골퍼들은 “신인인 김효주도 그 정도로 받는데 이미 입증된 우리가 적게 받을 이유가 없다”며 스폰서들을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선수는 연간 1억5000만원, 스타급이라면 3억원을 훌쩍 넘긴 몸값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기업체의 임원은 “효과도 효과지만 선수들 몸값이 터무니없게 치솟았다”며 “계약을 체결하고자 금액을 제시하면 선수 쪽에서 너무 낮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이대로라면 골프 마케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빈익빈 부익부’ 심화도 우려돼

얼마 전만 해도 여자 프로들은 어렵지 않게 후원사를 구했다. 기업들이 VIP 마케팅, 프로암 대회 등을 위해 여자 선수들과의 계약을 선호했다. 여자 선수들은 투어 시드만 있어도 5000만원 이상의 계약금을 받을 수 있었다. 상금랭킹 20위권 선수는 1억원 안팎에 계약했고, 톱 랭커들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졌다. 경기 불황 여파로 스폰서 시장이 축소돼 기업 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스폰서들은 그만큼 지갑을 여는데 신중해졌다.
 

앞서 살펴봤듯 스타급 선수들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확실한 선수 하나를 지원하는 전략을 덕택에 스타들의 몸값은 어느 정도 맞춰지고 있고, 선택권을 가진 톱랭커들은 더 나은 조건을 고를 수 있다. 잘 발굴한 유망주가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기업의 홍보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루키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반면에 상금랭킹 20~30위권 선수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보통 1억5000만원 이상을 요구하지만, 기업들은 후원액을 1억원 이하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2년 시즌 KLPGA 투어에서 1승을 기록한 선수가 14명이나 된다. 우승을 해본 선수가 너무 많다 보니 기업이 이들에 대해 느끼는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서로 눈높이 차이가 너무 크다. 올해는 계약하지 못하는 프로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1~2년 전과 달리 상위권 선수들에게 스폰서가 몰리면서 하위권 선수들은 아예 갈 곳이 없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선수와 기업 모두가 만족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숲을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할 때다.

박기훈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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