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 박기훈 기자 golf0030@daum.net] 고교 동창생인 농부 2명이 2박3일 동안 골프를 치며 호남평야를 종단했다.
전북 정읍에 사는 김세영(41)씨와 고창에 사는 이명철(41)씨는 지난 19일 군산에서 티샷을 날린 뒤 김제, 부안 등 호남평야를 가로질러 21일 정읍에 도착하는 대장정을 마쳤다.
실제로 라운드를 한 골퍼는 김씨였고 친구 이씨는 1t트럭을 몰며 캐디 역할을 했다.
이들이 이동한 거리는 50㎞였지만, 크고 작은 강과 하천과 도로를 만나면 트럭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실제로 걸은 거리는 25㎞였다.
이들은 벼를 베고 남은 그루터기를 티로 활용했고 보리가 심어진 밭에서는 작물 보호를 위해 휴대용 매트 위에 볼을 올린 후 샷을 했다.
골프화 대신 장화를 신은 김씨는 논바닥에 농업용 보온 덮개를 깐 뒤 홀을 만들었다.
이들이 정한 25km짜리 한 홀의 기준 타수는 178타. 라운드 도중 김씨는 34개의 볼을 잃어버렸다. 김씨가 적어낸 최종 스코어는 103오버파 281타였다.
김씨는 “첫날에는 바람이 심했던 데다 제법 올라온 보리 싹에 볼이 잠기고, 어떤 곳에서는 논바닥에 박히는 바람에 로스트 볼이 많았다”며 “다음 도전에서는 반드시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