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KPGA(한국프로골프협회)는 25일 올 시즌 KPGA 투어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톱5' 장면을 선정했다.
1. 19년만에 탄생한 ‘역대 최고령 우승’… 주인공은 ‘탱크’ 최경주(위 사진)
이번 시즌 KPGA 투어에서는 역대 최고령 우승의 역사가 바뀌었다.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은 ‘탱크’ 최경주(54.SK텔레콤)였다. 최경주는 5월 16~19일 제주 핀크스GC(동,서코스)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박상현(41.동아제약)과 연장 두 번째 승부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연장 첫 번째 홀 승부가 압권이었다. 최경주가 두 번째로 샷한 공은 그린 앞쪽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다. 그린 앞에 길게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공은 개울에 빠진 듯 했다. 그러나 개울에 빠질 것 같았던 공은 개울 안 섬 위 러프에 있었다. 최경주는 세 번째 샷한 공을 그린 위로 올려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박상현도 파를 잡으면서 승부는 2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같은 18번 홀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박상현의 파 퍼트가 빗나간 반면 최경주는 1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마침 이날은 최경주의 54번 째 생일이었다. 최경주는 ‘SK텔레콤 오픈’ 우승으로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 25일의 나이로 우승한 최상호(69)의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54세로 갈아치웠다.
최경주는 우승 후 “일명 ‘섬 샷’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위치에 공이 떨어진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2. 페어웨이서 드라이버 잡은 허인회, 5타 차 극복하고 ‘역전 승’
허인회(37.금강주택)는 6월 27~30일 클럽72CC(하늘코스)에서 열린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with 클럽72’에서 선두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했다. 허인회는 최종라운드에서만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였다. 장유빈과 동타를 이루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 허인회는 두 번째 샷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허인회는 드라이버로 공을 그린 주변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허인회는 이후 버디를 잡아냈고 장유빈도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로 향했다.
허인회의 기세는 연장 두 번째 홀까지 이어졌다. 장유빈이 파에 머문 사이 허인회는 버디를 했고 결국 5타 차를 극복하며 우승을 일궈냈다. 이는 올 시즌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허인회는 우승 확정 뒤 “연장전에서 잡은 드라이버는 보통 드라이버보다 헤드가 작은 ‘미니 드라이버’”라고 소개하며 “우승을 했으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다. 물론 실수를 하면 타수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었지만 한 번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KPGA 투어의 ‘이슈메이커’ 임을 여김 없이 증명해 낸 허인회였다.
3. 강경남, 2개 대회서 연달아 ‘홀인원-앨버트로스’ 기록
‘투어 21년차’ 강경남(41.대선주조)이 7월 11~14일 군산CC에서 열린 ‘KPGA 군산CC 오픈’ 3라운드에서 본인의 KPGA 투어 통산 첫 번째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당시 강경남은 2번 홀(파5. 574야드)에서 핀까지 271.87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대로 홀로 들어가면서 앨버트로스를 만들어냈다.
주목할 점은 강경남은 ‘KPGA 군산CC 오픈’ 직전 대회였던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with 클럽72’ 최종라운드에서는 홀인원을 작성한 것이다.
강경남은 올 시즌 연달아 진행된 2개 대회서 각각 홀인원과 앨버트로스에 성공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4. 이정환, 임예택 6H에서 연달아 ‘샷 이글’… 유송규, 한 라운드에서 이글 3개 잡아내
4월 25~28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는 함께 플레이한 선수 2명이 같은 홀에서 연이어 ‘샷 이글’에 성공하는 명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주인공은 22조에서 경기한 이정환(33.우리금융그룹)과 임예택(26)이다.
먼저 이정환이 샷 이글을 뽑아냈다. 이정환은 6번 홀(파4. 405야드)에서 티샷한 공을 페어웨이 옆으로 보냈다. 핀까지 123.16야드가 남은 상황에서 두 번째 샷을 했고 공은 핀 앞에 떨어진 뒤 백스핀이 걸린 후 홀로 들어갔다.
임예택도 6번 홀에서 티샷한 공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보냈다. 홀까지 108.09야드가 남았고 임예택의 두 번째 샷한 공도 핀 앞에 안착한 뒤 공이 백스핀을 먹고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 조에서 선수 2명이 연이어 샷 이글에 성공한 것은 KPGA 투어 출범 이후 역대 최초다.
‘KPGA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는 유송규(28.우리집보험주치의)가 3방의 이글을 때려 넣기도 했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본 대회서 유송규는 8번 홀(파5), 15번 홀(파5), 16번 홀(파4)에서 차례로 이글에 성공했다.
5. 버디-파-파-버디-버디-버디-이글-버디-이글… 옥태훈, 9개 홀에서 27타 써내며 KPGA 투어 9홀 최저타수 기록 수립
옥태훈(26.금강주택)이 9월 12~15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골프존-도레이 오픈’ 최종라운드 아웃코스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와 이글 2개를 잡아냈다. 9언더파 27타로 역대 KPGA 투어 9홀 최저타수 기록이었다.
옥태훈은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1번 홀(파4)에서 버디, 2번 홀(파3)과 3번 홀(파4)을 파로 막아냈다. 4번 홀(파4)부터 옥태훈의 ‘쇼 타임’이 시작됐다.
옥태훈은 4번 홀(파4)부터 6번 홀(파5)까지 3개 홀 연속 버디에 이어 7번 홀(파4)에서 이글, 8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파5)에서 또 다시 이글을 추가해 전반 9개 홀에서만 10타를 줄여냈다.
종전 기록은 28타였다. 2001년 남서울CC에서 열린 ‘매경오픈’ 1라운드 인코스에서 최광수(64)가 최초로 기록했다. 현재까지 박도규(54), 최상호(69), 배상문(38.키움증권), 이승택(29), 전가람(29), 트래비스 스마이스(30.호주)가 9개 홀에서 28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한편 옥태훈은 올 시즌 2개의 홀인원을 잡아냈다. ‘KPGA 군산CC 오픈’ 1라운드 17번 홀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라운드 13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이번 시즌에만 2개의 홀인원을 추가한 옥태훈은 KPGA 투어에서만 총 5개의 홀인원을 만들어내 역대 KPGA 투어 최다 홀인원 기록 선수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