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우리나라 파크골프 역사를 알려면 전영창 케이파크골프 대표를 찾아야 한다. 발상지인 일본에서 파크골프의 비전을 확인하고, 국내에 도입한 선구자가 전영창 대표이다. 일본의 파크골프를 그대로 답습한 게 아니라 몇 단계 업그레이드한 버전을 국내에 정착시킨 것도 전 대표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을 맡아 지금의 경기 방식과 규칙은 물론 이론과 실기 매뉴얼의 기초를 닦았다. 전영창 대표는 최근 프로화와 새로운 파크골프장 설계 디자인을 내놓으며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차기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을 맡은 홍석주 당선인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전 대표는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일대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조차 전영창 대표는 최고의 파크골프 이론가이자 전문 설계자로 꼽힌다.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답게 파크골프에 관한 모든 이론과 산업에 막힘이 없다. 오랜 연구와 현장 경험으로 파크골프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고, 갤러리들이 가장 흥미진진하게 관람하는 방법도 그의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가 주창하는 파크골프 프로화는 일반 골프에 버금가는 산업화와 비즈니스 파이를 키우기 위함이다. 동호인들의 건강과 활력을 위한 생활 체육으로 파크골프 저변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엘리트 체육을 활성화함으로써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선수 양성은 물론 파크골프장 구조와 시스템도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
“엘리트 파크골프를 하려면, 일반 골프로 가라는 비판적인 일각의 시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날지 않나요. 파크골프도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란 양 날개로 날아야 합니다.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은 하나가 크면 하나는 기우는 대체제가 아니라 상호 발전하는 보완제입니다. 생활 체육이 밀고 엘리트 체육이 끌어야 우리나라 파크골프가 세계화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차기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네 분의 후보 모두 파크골프의 국제화, 한국의 세계화 선도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파크골프 세계화를 위해서도 프로화는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동호인, 선수, 프로로 삼원화하자는 겁니다. 프로선수는 당연히 프로 테스트를 거쳐야지요.”
우리나라 파크골프가 발상지 일본보다 인구 증가세와 인프라 구축에서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전국대회 활성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화천군 산천어파크골프장, 양평파크골프장 등 대규모 경기시설과 부대시설을 갖춘 명품 파크골프장에서 고액의 상금을 내건 전국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7월 ‘화천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10월 ‘고령 대가야배 전국파크골프대회’, 11월 ‘구미배 전국 파크골프대회’ 등 MVP 상금 3,000만 원을 내건 전국대회가 잇달아 열려 성황을 이뤘다. 대회를 지원한 지자체는 예선전부터 수천 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구름처럼 몰려 투자금 이상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우승상금이 늘면서 스타 선수도 배출됐다. 남자부의 박순정, 문형식, 임후빈, 백형태, 이형일 선수 등이 우승청부사로 이름을 날렸다. 여자부에서는 조인순, 박복희, 송경애, 정옥분, 정은주 선수 등이 번갈아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말 구미배 전국대회에서 통합 MVP에 올라 상금 3,000만 원을 거머쥔 이유정 선수와 마지막 전국대회 피날레를 장식한 화천 왕중왕전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김지영 선수는 단숨에 스타반열에 올랐다. 스포츠마케팅의 두 가지 성공 요소인 대회 흥행과 스타 선수 탄생의 가능성이 엿보인 셈이다.
전 대표는 아마추어 전국대회가 성공한 지금이 프로화의 적기라고 강조한다. 프로화를 통해 스포츠채널에서 경기를 중계하고, 일반 골프에 버금가는 스타 선수가 탄생해야 흥행에 불이 붙는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프로화를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하고, 그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일반 골프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프로화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공개하기 이르지만 프로화의 기반이 마련되면 면면히 드러날 겁니다. 프로화를 위해서는 프로 경기에 걸맞은 파크골프장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파크골프장 기본 구성과 재원은 일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생활 체육 목적에 맞는 어르신 동호인을 위한 구성입니다. 프로화를 위해서는 한 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짧고 직선 위주의 코스 디자인과 파 3홀 4개, 파 4홀 4개, 파 5홀 1개로 된 단순한 구성을 실력의 변별력을 높이는 쪽으로 바꿔야 합니다. 지지체가 조성한 파크골프장은 공공성이 우선이니 프로 대회 개최는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하천 부지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은 필연적으로 폭이 좁고 길며, 홍수가 나면 물에 잠기기 일쑤입니다. 안타깝지만, 기술적 한계로 구장 노면도 울퉁불퉁해 제대로 ‘런’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구장 노면을 일반 골프장처럼 평평하게 조성하는 기술은 저만 갖고 있습니다. 프로 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새로운 파크골프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영창 대표는 포천시와 천안시에 공공 파크골프장 조성에 관여하며 콘셉트와 마스터플랜을 주도했다. 그가 설계한 민간 파크골프장은 9홀 기준으로 파3, 파4, 파5를 각각 3홀씩 구성하고, 기준타수를 36타로 설정하는 등 난이도 다양화가 특징이다. 부대시설은 일반 골프장보다 캐주얼하면서도 클럽하우스 등을 고급화했다. 이러한 설계는 ‘전영창표 설계 디자인’으로 불린다. 여기에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될 약 300평의 잔디광장도 포함된다.
전 대표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약 4만 평 규모의 부지에 72홀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총비용은 약 2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중견 시행사는 올해 하반기 내에 프로젝트 구좌 판매를 완료할 계획이며, 이는 투자자들이 전 대표의 비전에 공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으로 협회 운영의 토대를 닦은 전 대표는 끊임없이 우리나라 파크골프 저변확대와 발전에 앞장서 왔다. 2024년 4월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 출범에도 산파 역할을 했다. 2003년 일본에서 유행하던 파크골프를 국내에 도입해 보급한 선구자로서 역할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헌신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홍석주 당선인과도 비전을 공유하며 변화와 혁신을 돕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협회 회원 등록에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협회 운영의 과학화, 체계화 정착도 지원할 작정이다. 마지막으로 2025년 파크골프 핵심 이슈와 세계화 전망을 부탁했다.
“파크골프가 글로벌 인기 스포츠로 도약하고, 우리가 세계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합니다. 2025년은 동호인-일반선수-프로선수’가 삼위일체로 동반성장하고, 프로화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파크골프 단체가 반목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어깨동무하는 협업의 마음가짐이 절실합니다. 저도 그 역할에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파크골프가이드 독자님들의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