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렘 그 자체일 것이다. 그리고 사랑의 눈을 마주치며 다가서는 순간 입술이 만나는 그것이 뽀뽀 또는 키스이다. 뽀뽀가 시작이라면 키스는 현재 진행형이며 혀와 혀의 만남은 깊어지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깊은 키스를 일명 프렌치 키스, 우리나라에서는 설왕설래(舌往舌來)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프랑스식 입맞춤인 ‘프렌치 키스’라는 용어는 1923년 영어단어로 인정받았다. 물론 프랑스는 이 단어의 본고장이지만 그 어원에 대해서는 그들도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한 외국인이 보기에 이 나라의 여성들은 입을 벌리고 하는 키스에 대해 거부감 없이 편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충격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프랑스 여성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미국인이 이것을 프렌치 키스라고 불렀을 거라고 추정한다. 그래서 ‘프랑스에는 절대 남자친구를 혼자 보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프렌치 키스를 자연스럽게 하는 여성들에게 애인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했을 것이다. 일명 ‘혀 키스’인 프렌치 키스를 프랑스에서는 ‘영혼의 키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제대로 된 프렌치 키스를 하게 되면 두 영혼이 합쳐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프렌치 키스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61년이다. 할리우드 영화 ‘초원의 빛’에서 나탈리 우드와 워런 비티가 했던 진한 키스이다. 그런데 매춘부들은 프렌치 키스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 데 정말 그럴까? 1990년에 대흥행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 있다.
감독은 개리 마셜이었고,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았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신데렐라 탄생의 공식을 그대로 갖춘 영화이다. 월세를 못 내 집주인을 피해 비상계단으로 다니는 가난한 콜걸 비비안 워드(줄리아 로버츠)와 돈 앞에서는 냉혈한인 기업 사냥꾼이며 너무나 잘 나가서 자동차 수동운전은 서툰 에드워드 루이스(리처드 기어)와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다. 호텔의 최고층 로열 스위트룸에서 비비안 워드와 에드워드 루이스는 계약에 의한 첫날 밤을 보낸다. 그들은 섹스는 하지만 키스는 하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그녀는 에드워드에게 호감을 갖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단지 고객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오래된 직업 중의 하나가 매춘부이다. 그녀들이 고객과 키스하지 않는 것은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불문율이다. 그녀들에게 키스란 심장의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순정과 한없이 갖고 싶은 열정이 합해서 이루어진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즉, 돈 때문에 몸을 팔고 있지만 입맞춤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자신이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다. 그리고 그 자존심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을 상대하면서 키스를 하지 않는 것은 비비안 워드처럼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인 것이다.
여기서 잠깐 ‘Vegena dentata(이빨 달린 질)’에 대해 알아보자. 이것은 빨고 깨물고 집어삼키려고 하는 여성의 섹슈얼리즘에 대한 남성의 공포감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강제 키스하려는 강간범의 혀를 절단해버린 여성은 가해자가 된 피해자인가?’, ‘정당방위는 어디까지 인가?’ 하는 기사를 접한 적 있을 것이다.
실제로 허락 없이 강제로 하는 키스는 입술에 상처가 나고 치아가 깨지고 혀는 잘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쉽게 생각하면 여자의 질에 어떠한 식으로든 음경이 들어간다고 해도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키스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다는 걱정과 염려가 남성의 내면에는 존재한다. 프렌치 키스란 서로 간의 사랑을 포함한 친밀감과 허락 또는 묵인이 없다면 혀는 물론이고 입술마저도 그 어떤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프렌치 키스를 하게 되면 일반 키스보다 더 짜릿하고 어떨 때는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든다. 입술은 피부 두께가 몸의 다른 부위보다 훨씬 얇고, 점막의 내측은 구강과 접해 있어서 훨씬 촉촉하다. 그리고 점막은 커다란 안면 신경이 지배하고 있어서 다른 부위보다 신경분포가 백배 이상 집중되어 있고,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가 활발하다. 그래서 입술은 온감, 촉감, 냉감, 압력 등 모든 종류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키스할 때 뇌의 전기파 반응을 보면 외성기를 자극할 때보다 활성화되는 범위가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입술은 외부에 노출된 가장 큰 성감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키스는 입술과 혀가 함께하는 댄스이며, 입안은 전기가 통하는 짜릿한 감각의 오케스트라가 된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면서 서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매춘부에게는 성교란 음경과 질의 단순 접촉이지만 키스는 입술과 혀의 접촉을 넘어선 소통과 친밀감의 표현이다.
여성의 몸에서 가장 은밀한 부위를 파는 사람이지만 입술만큼은 뭔가 의미를 만들어서 나름 선물로 남겨 두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어쩌면 그녀들에게는 프렌치 키스만이 돈을 주더라도 팔지 않는 일곱빛깔무지개 끝에 달린 보이지 않는 앵두이며, 남자에게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이다. 결국 프렌치 키스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알싸하고 달콤한 황금 구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