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본지는 롯데건설(김현철 대표이사)의 재개발 사업 수주 비리 의혹을 두 차례 보도했다. △제1탄, 조합장과 롯데건설 짬짜미 의혹 △제2탄, 전농8구역 불법 천태만상에 이어 △제3탄, 수의계약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 △제4탄, 모럴 해저드의 끝판왕 롯데건설 보도를 예고 했다. 보도 이후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제보가 쏟아져 현 조합집행부와 롯데건설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과 불안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제보 내용은 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추가로 보도할 예정이다.
예고한 대로 제3탄 ‘수의계약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를 알린다. 본지는 조합원 A 씨와 다수의 조합원, 비상대책위 관계자 제보, 고발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이번에는 비상대책위 자료와 감사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보도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회 1회 비용이 총 3억 2,819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1,600만 원이 총회 책자 제작비, 1억 4,170만 원이 OS(홍보요원) 비용으로 확인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총회 홍보 인건비로 1억 넘게 쓴다니 절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총회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통장에서 나와야 한다. 앞으로 최소 10회 이상 개최될 거로 예상되는 총회 비용은 최소 32억 원 이상이니 조합원 1인당 평균 1,200만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총회 책자의 편집과 내용도 논란이다. 책자에는 롯데건설의 사업참여 조건이 매우 작은 글씨로 기재되는 등 조합원들이 알아보기 어렵다. 롯데건설을 홍보하는 내용이 30페이지에 걸쳐 담겨 있어 건설사의 홍보 자료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총회와 책자가 조합을 위한 게 아니라 롯데건설의 홍보와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비 인상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롯데건설은 ‘확정공사비 780만 원’이라 홍보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공사비 인상이 가능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공사비는 시공사 선정 월 기준으로 조정되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를 반영해 인상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조합원들이 예상한 비용보다 훨씬 더 높은 추가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합에서 제시한 사업추진 일정에 따르면, 2024년 8월에 시공사가 선정되고, 2028년 7월에 착공, 203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기간에 공사비가 10% 인상되면 약 698억 원, 20% 인상되면 1,396억 원이 늘어난다. 30% 인상되면 2,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조합원 1인당 평균 3억 1,000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최근 5년간 건설공사비지수가 130.12%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우려는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공사비 지급 방법도 문제다. 공사비 70%가 사업비로 상환되기에 조합원 추가적인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조합에서 발표한 금리(4.77%)를 적용할 경우, 연간 이자는 최소 29억 원에 달하며, 전체 사업 기간에 300억 원 이상의 이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조합원 1인당 4,4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CM(건설사업관리) 업체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선정된 CM 업체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CM 업체는 건설산업기본법 및 건설기술 진흥법에 부합하는 전문지식과 기술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껏 조합을 위해 전문능력은커녕 한 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조합원들은 이에 대한 추가 감사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롯데건설과의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협상단을 구성하고, 철저한 검토를 통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은 이러한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서울 전농8구역 재개발 사업은 롯데건설과 조합 간의 불투명한 관계와 비리 의혹으로 인해 조합원들에게 심각한 재정적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은 투명한 운영과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어지는 시리즈 4탄에서는 ‘모럴해저드의 끝판왕 롯데건설’을 보도한다. 본지는 독자들의 롯데건설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