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옥 칼럼]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 등록 2025.02.23 15: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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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많은 소리가 있다. 세상을 살면서 귀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귓구멍을 틀어막아도 쉴 새 없이 소리를 뇌로 전달한다. 인간은 주변 환경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방해받지 않고 본인이 흥미롭게 느끼는 의미 있는 정보만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습득하고 다른 소리는 무시할 수 있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게 바로 칵테일파티 효과다. 다른 용어로는 자기 관련 효과, 잔칫집 효과, 연회장 효과라고도 한다.

 

 

칵테일파티 효과란?

칵테일파티처럼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잡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본인이 흥미를 갖는 이야기는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현상을 ‘칵테일파티 효과’라 말한다. 사람들이 많은 식당이나 시끄러운 술집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거나 멀리서 내 이름이 들리면 혹시라도 내 욕을 하는 건 아닐까? 하고 귀를 쫑긋했던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클럽에서 웨이터들이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도 손님이 맥주 기본에 마른안주를 주문했는지, 과일 안주를 주문했는지 기막히게 알아듣는 것을 신기하게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직업적 훈련에 의한 고도의 집중력으로 주변의 소음들을 뇌에서 필터링해서 필요한 말만 잘 알아듣기 때문이다.

 

칵테일파티 효과의 유래

칵테일파티 효과는 1953년 영국 런던의 콜린 체리 과학자가 우연히 한 항공 관제사가 여러 대의 비행기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자신이 수행할 임무의 소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독특한 실험을 했다고 한다. 먼저, 첫 번째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헤드폰을 나눠 주고 같은 목소리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내용을 양쪽 귀로 동시에 들려줬다고 한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한 가지 내용을 오른쪽 귀에만 들려주고, 다른 한 가지 내용은 왼쪽 귀로만 듣게 한 다음, 실험자들은 한가지 내용에 집중하다가 들은 내용을 말로 반복하고 주

요 내용을 종이에 적게 했다고 한다. 실험 결과, 첫 번째 실험과 두 번째 실험 모두 본인들이 듣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했고, 관심이 없는 이야기에는 집중하지 않았으며, 반대쪽 귀에서 들리는 내용에 대해선 한 문장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영어로 이야기를 했는지 독일어로 이야기를 했는지조차도 구분하지 못한 실험자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인간에게는 감각기억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서 습득할 수 있고, 선택한 음성에 반응하는 두뇌 스펙트럼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파티와 같은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해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난청인도 칵테일파티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칵테일파티 효과는 청력이 정상이고 양쪽으로 소리를 들었을 때 가능하다. 하지만 귀가 잘 안 들리는 난청인은 소리에 대한 변별력과 인지능력이 부족하여 뇌에서 스스로 말소리를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선택적 지각 능력이 떨어져서 칵테일파티 효과가 의미가 없다. 특히 노인성 난청으로 분류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자 중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소음 환경에서는 말소리 구분이 정말 쉽지 않다. 난청이 있다면 말소리 개선을 위해서라도 보청기를 착용하여 청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귀는 소리만 모아주는 깔때기일 뿐이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칵테일파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다. 미국에서 개발한 특수 마이크가 탑재된 로봇이 등장해 소음 속에서도 주인 목소리만 골라 들어, 위험에 처해 있는 주인을 신속하게 구출하는가 하면, 보청기 제조사들도 수십 년간 앞다투어 새로운 신기술들을 보청기에 접목해 많은 난청인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디지털 보청기에도 칵테일파티 효과를 적용하여 보청기가 알아서 주변의 청취 환경을 모니터링한 다음 알아서 소음을 제거해주는 기능과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소리 신호에 따라 방향성 모드가 자동으로 전환이 되어 어음인지 등 말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지속해서 첨단 기술들이 보청기에도 도입되고 있기 때문에 난청인이 보청기를 착용하면 내가 듣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칵테일파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끝으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소리를 듣고 있다. 그 수많은 소리 가운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소리를 청취하는 것과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듣는 이 두 채널은 뇌에서 자동으로 전환이 된다. 사람들과 대화 할 때 선택적 지각 능력을 발휘해 상대방의 말소리에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사림이야말로 칵테일파티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사람이자, ‘소리’가 주는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다.

기자 901fgu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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