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농협은행의 반복된 비극, 강태영 은행장과 강호동 회장이 책임져야

  • 등록 2025.03.12 11:53:19
크게보기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NH농협은행 직원이 검찰 수사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불과 반년 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기에 이번 사태는 더욱 뼈아프다. 대출 심사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는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돌아봐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직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검찰이 대출 비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회사는 어떤 조치를 했는가? 내부적으로 정신적·법적 지원은 있었는가? 아니면 또다시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하는가?

 

 

지난해 8월에도 농협은행 직원이 100억 원대 부실 대출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에도 조직 차원의 보호 조치는 미흡했다. 그리고 반년 만에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직원이 실무를 담당한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이 연이어 발생했을까?

 

그럼에도 농협은행의 입장은 “본사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다.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불법 대출이 가능했겠는가? 조직적인 허점이 있었기에 비리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직원들이 압박을 받았던 것 아닌가?

 

강태영 NH농협은행장과 강호동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두 사람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직원 보호 시스템의 개선 없이, 조직 관리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다른 금융권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11년 일본의 미즈호은행은 조직 내 부실 대출 및 내부 통제 문제로 인해 CEO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18년에는 독일 도이체방크의 CEO가 자금세탁 사건이 불거져 경영진이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났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최고경영자가 내부 문제에 책임지는 사례는 숱하다. 농협은행도 더는 회피가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문제를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요구된다.

 

농협은행이 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방치한 것을 우리 사회가 이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좌시하지 말고 금융당국과 국회도 나서야 한다. 농협은행의 반복된 비극이 단순한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전가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또 다른 안타까운 소식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문채형 기자 golf0030@hanmail.net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