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정의 지식의 맛] 알뜰신잡4 - 당연함 VS 감사함

  • 등록 2025.04.04 13: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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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가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교통사고로 차는 폐차시키고 목숨은 건졌단다. 너무 놀랐고, 영영 못 볼 뻔했다 싶었고, 조의금 벌었으니 대신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네 친구도 전철역에서 심하게 넘어져 인대가 나가 깁스를 하고 지낸다. 교회 지인도 살얼음판에서 미끄러져서 몇 달이 지나도록 고생하고 있다. 세 사람 모두 꼼짝을 못 하니 우울증이 생긴다고 하소연한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도 불편해 지기 쉬운 것이 인간이다.

 

어떻게 도와줄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바쁜 와중에 큰맘을 먹고 김치와 반찬을 몇 가지 준비해 이 집 저 집 세 사람에게 배달했다. 얼굴을 보며 잠시 대화를 나누고 나니 그간 받기만 했던 마음 빚을 아주 조금 갚은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춤이 ‘멈춤’이란다. 모든 일의 멈춤은, 인생의 또 다른 길을 만나는 거 같다. 그들은 몇 달간 불편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평생 불편한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을 겪고 나서 보면 그전에 살아온 삶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된다.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읽은 책의 잊지 못하는 내용을 소개한다. 60세가 훌쩍 넘은 일본인 여성은 젊었을 때부터 조기발현 파킨슨 증후군이었다. 늘 구부정하게 숙이고 항상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지 않고 발의 앞쪽만 바닥에 닿아서 마치 공중에 떠서 걷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하여 열심히 수련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발꿈치를 땅에 닿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주인공의 이 말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40년 만에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이것이 기적입니다. 발바닥이 땅에 닿게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하구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이었어요. 이런 게 저런 게 없어서 불행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이 땅 위에 똑바로 서서 숨 쉬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숨 쉬는 것이 당연하고,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이 당연하고, 내가 누렸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게 아니라 은혜다. 누리는 모든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속에 독초가 무성하게 자라나게 되어 불행이라는 밭으로 안내한다.

 

건강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건강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 지나간 삶을 돌아보면 20대는 10대가 좋았고, 30대는 20대가 좋았고, 40대는 30대가 좋았고, 50대는 40대가 좋았고, 60대는 50대가 좋았고, 70대는 60대가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나열해 보면 결국 우리 삶은 늘 좋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시절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아름다웠고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왔던 그것은 우리의 삶이다. 행복한 순간들도 고난의 순간들도 그 순간들이 모여서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냈고 그것이 우리의 역사를 만들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내는 창조자 같은 삶을 살아왔고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 내며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만들어 가며 살아야 한다. 그동안 살아오며 삶이 우리에게 전해준 수많은 가르침을 받아들이며 우리 인생 스토리에 ‘맛’을 더하는 삶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오늘 하루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그것이 자신의 인생이며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다. 그 주인공인 자신에게 힘찬 응원과 감사를 보내며 시작하는 하루가 되기를.

 

 

강윤정

마중물교육파트너스 대표

평생교육 석사

시니어 TV 특강강사

인문학 맛있는 고전 진행자

웰라이프 및 웰다잉 강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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