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조기대선 확정 소식에 맞춰 전라남도가 대선 후보자들에게 제안할 지역 공약 사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총 75건, 사업 규모로는 약 195조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포함됐다. 의료, 교통, 에너지, 관광, 농업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전남의 미래 산업 기반과 생활 인프라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전남도는 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제21대 대선 겨냥 미래발전 공약 건의과제’ 발표를 통해 핵심 전략 20건, 지역발전 과제 35건, 국정제안 과제 20건을 공개했다. 도는 이 사업들이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대선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정책 설득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핵심 건의과제에는 전남이 수년간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들이 다수 포함됐다. 가장 주목받는 과제는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국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상급종합병원 설립도 함께 추진된다.

이 외에도 ▲해남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16.5조) ▲석유화학·철강산업 대전환 프로젝트(25.7조) ▲우주발사체 산업 융복합 클러스터(2.9조) ▲초광역 교통망 구축(74.1조) ▲에너지신도시 조성(54.7조) 등 국책 규모의 산업 프로젝트들이 핵심 목록에 올랐다. 무안국제공항을 관문공항으로 육성하고, 미래항공모빌리티에 대비한 인프라도 조성한다.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줄 중소형 과제들도 병행 추진된다. ▲전통주 산업 클러스터 조성(1,000억) ▲2031 국제정원박람회 개최(480억) ▲보육취약 거점어린이집 확충(150억) ▲청소년 디딤센터 설립(150억) 등은 지역균형발전과 복지 향상을 겨냥한다.

산업 측면에서는 ▲이차전지 메가플렉스(2,000억) ▲AI 자율제조 실증 단지(3,350억) ▲기능성 농산물 단지(200억) ▲수산물 수출 클러스터(600억) 등이 전남의 기존 농수산 기반 산업에 첨단기술을 더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전남 현안에서 출발했지만 전국적 파급력을 가진 정책들도 국정과제 형태로 제안됐다. ▲국가 출생기본수당 신설 ▲농어민 공익수당 국가화 ▲지방소멸지역 필수의료 확충 ▲전력다소비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 ▲공공 간병 서비스 국가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 등은 정부 차원의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윤진호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지역의 장기적 성장 기반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들을 정리했다”며 “앞으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전방위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미 전남연구원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과제를 다듬었고, 앞으로는 각 정당과 후보 진영을 향해 본격적인 건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조기대선이라는 예기치 못한 정치 일정이, 오히려 전남에겐 전략적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