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이제 우리는 유능한 민주정부를 수립해 닫혀가는 대한민국 성장판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8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광주시가 제안한 대선공약 15대 과제를 공개하며, 광주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책임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약의 핵심은 명확했다. ‘민주주의 회복’과 ‘AI‧문화‧지속가능’이라는 세 축의 전략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강 시장은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광주가 AI·문화·지속가능의 3대 성장전략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판을 여는 중심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광주의 야심찬 미래도시 구상, ‘더 브레인’이다. 광주시가 이번에 제안한 대선공약은 지역 7대 과제, 초광역 3대 과제, 국가 5대 과제를 포함해 총 15대 과제, 40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전체 사업비는 약 81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지역 공약을 넘어, 광주가 국가 성장 전략의 선도 도시로 나서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대표 사업은 ▲AI 중심도시 광주 고도화 ▲광주 반도체 전략산업 특화단지 육성 ▲문화콘텐츠산업 생태계 조성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합발전대책 ▲에너지전환 산업 육성 등이다.
초광역 사업으로는 ▲광주~고흥 고속도로 건설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완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즌2 조성 등이 포함됐다.
국가적 과제로는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대학구조개혁과 지역대학 지원 확대 ▲의료·바이오 산업 전략 육성 등도 제시됐다.
이 모든 과제의 한 가운데는 ‘광주의 전략’을 전국으로 확장시키겠다는 흐름이 깔려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인공지능 중심도시 조성, 즉 ‘더 브레인’ 프로젝트다. ‘더 브레인’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도시 전체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재구성하겠다는 도시 대전환 계획이다.
광주는 이미 국토교통부의 AI 특화지구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전략산업 특화단지, 두 가지 국가 사업지로 지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총 3조8,000억 원을 투입해 AI반도체 중심 스타트업 300개사를 육성하고, 고성능 데이터센터와 AI 실증 인프라를 집적하는 구조다.
강기정 시장은 “AI와 반도체, 문화산업, 에너지전환, 그리고 5·18 정신의 계승은 단절된 주제들이 아니다. 모두 광주가 선도할 수 있는 연결된 미래 전략”이라고 말했다.
‘더 브레인’이라는 명칭에는 기술 중심지를 넘어서 도시 자체가 ‘지능’을 갖춘 새로운 생태계로 진화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기술, 문화, 민주주의가 공존하는 도시 실험. 광주는 이를 통해 ‘기술 민주주의 도시’라는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창출하려 한다.
강 시장은 “이건 소외된 도시의 생존 전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성장을 다시 설계하겠다는 광주의 제안”이라며, 대선이라는 국가적 분기점에 광주가 전면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치의 계절이 다시 시작됐지만, 도시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광주가 이번에 내놓은 공약은 ‘기회의 중심’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돌리겠다는 도시 선언이자, 지방소멸 시대에 맞선 도시의 생존 전략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도, 문화도, 민주주의도 담긴 ‘더 브레인’이 있다.이제 광주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